CU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노동부 장관 "법 문제 아냐, 하청 구조가 갈등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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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노동부 장관 "법 문제 아냐, 하청 구조가 갈등 만들어"

2026. 04. 23 09:16 작성2026. 04. 23 09: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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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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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하청 끝에서 스러진 화물노동자

김영훈 장관 "다단계 구조가 갈등 잉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조합원들이 22일 BGF로지스 이민재 대표와 교섭 상견례를 마치고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원청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던 씨유(CU) 화물연대 조합원이 결국 목숨을 잃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벌어진 비극이다.


일각에서는 "노란봉투법이 극한 충돌을 만들어 사람까지 잡았다"는 날 선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주무 부처 장관의 시각은 달랐다.


2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사태를 "노란봉투법의 취지가 현장에 안착하지 못해 발생한 참사"라고 규정했다.



비극의 본질은 법이 아닌 '다단계 하청 구조'


사고의 근본 원인은 법 개정 여부가 아닌, 뿌리 깊은 다단계 하청 구조에 있다는 게 김영훈 장관의 진단이다.


실제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원청 'BGF리테일' 아래에는 자회사 'BGF로직스'가 있고, 이 자회사가 25개 물류센터를 거느린다. 물류센터는 다시 운송사와 계약을 맺고, 그 운송사가 맨 끝단에 있는 화물 노동자와 계약을 맺는 식이다.


김 장관은 "원청에서 떨어지는 액수가 절반의 절반으로 떨어지니, 맨 밑에 있는 노동자들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원청과 교섭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이 다단계 구조 속에서 갈등은 잉태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물 기사나 편의점 가맹점주가 개인 사업자(자영업자) 형식에 불과해 노동조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법리적 반박을 내놨다.


김 장관은 "형식을 띠더라도 실질에 있어서 경제적 종속적 관계에 있다면 노조로 보아야 한다는 게 최근 판례"라고 짚었다.


"편의점 가맹점주가 시·종업 시간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고 본사 매뉴얼대로 움직이듯, 실질에 있어 종속돼 있다면 노동자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1년 내내 파업? "원청 하나당 2.7개 노조 교섭, 감내할 수준"


그렇다면 노란봉투법은 대체 왜 필요한 것일까. 김 장관은 법의 핵심을 '대화의 제도화'로 꼽았다.


김 장관은 "대화가 거부되고 사측이 손해배상을 청구하니 노동조합은 또 극한 투쟁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법 취지에 따라) 불필요한 아웃소싱을 인소싱(직접 고용)으로 전환해 구조를 단순화한다면 갈등도 줄고 기업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행히 어제(22일) 원청 격인 BGF로직스와 화물연대가 첫 교섭 상견례를 가졌다. 김 장관은 "테이블에 앉았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라며 대화를 통한 해법 마련을 촉구했다.


당초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이른바 '5월 춘투 대란' 우려도 통계로 일축했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법 시행 후 약 1100개 하청노조가 390개 원청에 교섭을 요구했다. 원청 1곳당 평균 2.5~2.7개 노조가 교섭을 요구한 셈이다.


김 장관은 "수백, 수천 개의 노조와 1년 내내 교섭할 거란 우려와 달리 많아야 3개 정도의 노조와 교섭하는 것인데, 우리가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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