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억 전세금 둘러싼 3년 갈등, 법정에서 '위조의 진실'이 드러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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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억 전세금 둘러싼 3년 갈등, 법정에서 '위조의 진실'이 드러나다

2025. 10. 15 15:38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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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억 전세금 '무상 임차인' 각서 위조한 전 집주인의 몰락

법원 "500만 원 배상" 반전 판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전 집주인이 거액의 대출을 받기 위해 세입자의 9억 5,000만 원 전세 보증금을 '없는 돈'으로 둔갑시키려 문서를 위조했고, 이로 인해 세입자는 거액의 부당이득금 청구에 시달리는 동시에 범죄의 공범으로 몰리는 이중고를 겪었다.


법원은 결국 전 집주인의 사기죄를 인정하고 세입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는 동시에, 새로운 집주인에게는 보증금 전액을 돌려줄 때까지 퇴거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전 집주인의 위법행위로 촉발된 형사·민사 소송의 복잡한 연대 속에서, 세입자가 자신의 권리를 지켜낸 과정을 보여준다.


억 소리 나는 강남 아파트, 세입자의 9.5억 전세금은 어떻게 사라졌나

사건은 2011년 세입자 B가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를 보증금 9억 5,000만 원에 임차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2013년 9월, 전 집주인 A가 이 아파트를 매수하며 임대인 지위를 승계했다. 문제는 A가 2013년 10월경 이 아파트를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전 집주인 A는 세입자 B가 9억 5,000만 원의 보증금 채권이 있음을 알면서도, 금융기관에 "B는 이 사건 부동산의 무상임차인으로서 금전적 거래가 없음을 확약한다"는 내용의 B 명의 각서를 위조하여 제출했다.


이 위조 행위는 아파트의 담보가치를 부풀려 대출을 받기 위한 사기 범행이었다.


전 집주인의 대출 사기, 세입자는 되레 '공범' 의혹 시달려

전 집주인 A는 2023년 10월 19일 이 공소사실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되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24년 1월 12일 위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여 A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이는 2024년 1월 20일 그대로 확정되었다.


A의 위조 행위는 세입자 B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했다. 세입자 B는 위 사기 사건과 관련하여 2023년 9월 19일 서울강남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등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했다. 전 집주인이 꾸민 사기극으로 인해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처했을 뿐만 아니라, '무상 임차인'으로 누명을 쓰고 형사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받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한편, 임대차 계약은 2018년 2월 28일 기간 만료로 종료된 상태였고, 전 집주인 A는 B를 상대로 2018년 3월 1일부터 자신이 소유권을 상실한 2022년 5월 2일까지의 차임 상당 부당이득금 30,038,700원을 지급하라는 소송(본소)을 제기했다.


'누명' 벗겨준 법원, 위조죄 유죄 판결 후 세입자에게 위자료 500만원 인정

서울중앙지방법원 항소심 재판부(제6-2민사부)는 2024년 12월 5일, 전 집주인 A의 본소 청구(부당이득금)는 인용하면서도, 세입자 B가 제기한 반소 청구(손해배상)에 대해 판단했다.


재판부는 A가 각서를 위조하여 유죄 판결을 받은 행위가 명백한 불법행위임을 인정하고, A는 이로 인해 B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특히 B가 A의 불법행위로 인해 경찰 조사를 받으며 정신적 고통을 겪은 사실을 인정하며 위자료 5,000,000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다만, B가 형사 고발을 위해 지출한 변호사 비용 550만 원에 대해서는 불법행위 자체와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법리를 들어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A 측이 주장한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에 대해서는, B가 경찰 조사를 받은 2023년 9월 19일경에야 손해가 객관적·구체적으로 발생했다고 보아 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전 집주인 A는 세입자 B에게 30,038,700원의 차임 상당 부당이득금은 받았으나, 위자료 500만 원은 지급해야 했다.


새 집주인과의 재판: "무상 임차인 아니다" 9.5억 보증금 지키고 '동시이행' 승소

한편, 2022년 5월 경매로 아파트 소유권을 취득한 새로운 집주인들(F, G)은 세입자 B를 상대로 건물 인도를 청구했다.


새 집주인들은 전 집주인 A가 위조하여 제출했던 '무상 임차인' 각서의 존재 등을 근거로 B의 보증금 채권이 없다고 주장하며, 임대차보증금이 없을 경우의 시가 상당 차임(월 681만 원)을 요구했다.


법원은 2024년 11월 15일 선고된 관련 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재판부는 전 집주인 A가 위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을 결정적인 근거로 들며, 세입자 B의 9억 5,000만 원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이 존재한다고 명확히 인정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새 집주인들이 세입자 B에게 임대차보증금 9억 5,000만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아파트를 인도하라는 동시이행을 명했다.


또한, 임대차계약 종료 후에도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가 존속되는 것으로 간주되므로, 세입자는 새 집주인들이 요구한 시가 상당 차임이 아닌 기존 임대차 계약에서 정한 차임인 월 60만 원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며 새 집주인들의 과도한 부당이득금 청구를 기각했다.


세입자 B는 전 집주인의 사기 행위로 인한 피해를 배상받고, 새 집주인으로부터 9.5억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법적으로 확정 지으며 자신의 권리를 최종적으로 지켜냈다.


[참고] 서울중앙지방원 2024가합45137 판결문 (2024. 11. 15.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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