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청소 업체, 제습기 슬쩍…돌려달라니 "기분 나쁘다"며 거절, 처벌 결과는?
원룸 청소 업체, 제습기 슬쩍…돌려달라니 "기분 나쁘다"며 거절, 처벌 결과는?
"버리는 물건인 줄 알았다" 주장했지만
법원 "불법영득 의사 인정" 벌금 200만원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원룸 청소를 맡긴 B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청소업체 사장 A씨가 방에 있던 가전제품을 가져가서는 돌려달라는 요구에 "기분이 나쁘다"며 거절한 것이다.
A씨는 실수로 가져간 것이고, 나중에 돌려주지 않은 건 화가 나서 그런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횡령죄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
원룸 청소 맡겼더니…옵션 가전제품이 사라졌다
사건은 2021년 3월 4일 부산의 한 원룸에서 시작됐다. 청소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피해자 B씨로부터 원룸 청소를 위탁받았다.
당시 B씨는 청소를 맡기면서 한 가지를 분명히 했다. 방에 기본으로 설치된 가전제품은 남겨두고 다른 물건들만 폐기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청소가 끝난 뒤 B씨는 원룸에 있던 시가 24만 9000원 상당의 제습기가 없어진 사실을 알게 됐다.
확인 결과 A씨가 청소 과정에서 다른 폐기물과 함께 제습기를 들고나간 것이었다.
"버리는 물건인 줄"…돌려달라는 요구에 "기분 나빠" 거절
B씨는 즉시 A씨에게 연락해 제습기를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A씨는 이를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B씨가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말을 하자, A씨는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를 대며 반환을 거절했다.
결국 A씨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던 중 그 반환을 거부한 혐의(횡령)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에서 A씨와 변호인은 혐의를 부인했다. 제습기를 버려달라고 요청한 물건으로 착각해 가져갔을 뿐, 불법으로 차지하려는 의도(불법영득의 의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신고하겠다는 말에 화가 나 반환을 거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감정적인 대응이었을 뿐 횡령하려던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였다.
법원 "불법영득 의사 인정"…벌금 200만원 선고
결론부터 말하면,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믿기 어려운 여러 사정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제습기는 버리는 물건처럼 방바닥에 있었던 게 아니라 선반 위에 놓여 있었다.
또한, B씨가 처음 연락했을 때 A씨는 "가져갔다"고 말하지 않고 "버리는 것인 줄 알고 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CCTV 확인 결과 A씨는 제습기를 버리지 않고 직접 가져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말과 달리 CCTV에서 피고인이 제습기를 가져가는 것을 확인한 피해자가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며칠간 연락이 닿지 않아 경찰에 신고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를 받은 뒤 택배로 돌려주려 했지만 분실됐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도 제출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제습기는 상당한 가치를 지닌 가전제품이므로 이를 버리는 물건으로 오인했다는 주장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폐기 여부 판단이 서지 않았다면 피해자에게 전화로 확인해보지 않은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20여 차례 범죄 전력, 반성 없는 태도…양형에 불리
법원이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데에는 A씨의 과거 전력과 태도도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피고인이 사기, 절도, 폭행, 무면허운전 등 20여 회에 이르는 범죄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고, 피해 회복도 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