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못 준다는 집주인, 이사부터 해도 괜찮을까? 사례로 본 '임차권등기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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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못 준다는 집주인, 이사부터 해도 괜찮을까? 사례로 본 '임차권등기명령'

2025. 10. 04 11:1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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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권등기명령' 셀프 신청부터 강제경매까지

전세금 떼일 위기 '필승 로드맵'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두 번이나 깨진 약속, 텅 빈 통장, 이미 계약해버린 새집. 세입자 A씨는 눈앞이 캄캄했다. 2025년 1월, 계약 만료를 알리자 집주인에게서 돌아온 답은 "현재 보증금을 돌려줄 돈이 없다"는 절망적인 한마디였다.


9월에는 꼭 주겠다는 말을 믿고 새 전셋집 계약까지 마쳤지만, 그 약속마저 물거품이 됐다. 결국 A씨는 눈물을 머금고 새집으로 이사했다.


과연 이미 이사까지 마친 A씨가 수억 원의 보증금을 지켜낼 방법은 무엇일까.


"이사 가면 끝?" 대항력 지키는 최후의 보루, 임차권등기명령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이것이었다.


"보증금도 못 받았는데, 당장 새집으로 이사 가야 해요. 이러면 제 보증금은 안전한가요?"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임차권등기명령'을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는 "임차권등기명령은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이사할 때, 기존 주택에 대한 대항력(이미 취득한 권리를 제3자에게 주장할 힘)과 우선변제권(후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돈을 받을 권리)을 그대로 유지시키는 법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등기부등본에 '이 집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살고 있음'이라고 국가가 공시해주는 것과 같다.


이 등기가 완료되면, A씨가 새집으로 전입신고를 해도 기존 집에 대한 권리는 안전하게 보존된다.


"이미 이사했는데" 셀프 등기 핵심 절차 4단계

이미 새집으로 전입신고까지 마친 A씨는 발을 동동 굴렀다. 다행히 길은 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새로운 곳으로 전입신고를 했더라도 종전 주택에 대해 임차권등기를 신청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신청해야 할까? 변호사 없이 '셀프 등기'를 진행하는 핵심 절차는 다음과 같다.


1단계: 서류 준비

임대차계약서 원본, 주민등록등본(과거 주소 변동 이력 포함), 내용증명이나 문자·카카오톡 대화 등 계약 해지 의사를 증명할 자료, 해당 주택의 부동산등기부등본을 준비해야 한다.


2단계: 관할 법원 확인

신청은 현재 사는 곳이 아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이전 주택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시법원·군법원에 해야 한다. '대한민국 법원' 홈페이지에서 관할 법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3단계: 신청서 제출

관할 법원을 직접 방문해 신청서를 제출하거나, '대한민국 전자소송'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24시간 언제든 접수할 수 있다.


4단계: 결정문 확인 및 등기 완료

법원은 서류 검토 후 임차권등기명령 결정을 내리고, 법원 직권으로 관할 등기소에 등기를 촉탁한다. 신청 후 약 2주가 지나면 부동산등기부등본을 열람해 '주택임차권' 항목이 기재되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라" 비용과 지연이자, 모두 집주인에게

A씨는 또 다른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보증금도 못 받아 억울한데, 법적 절차에 돈이 더 들잖아요. 이 비용도 집주인에게 받을 수 있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 주택임대차보호법(제3조의3 제8항)은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에 들어간 인지대, 송달료 등 모든 비용을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보증금에 대한 '지연이자' 역시 집주인의 몫이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보증금 반환이 늦어지면 연 5%의 법정이자가 붙고, 소송을 제기해 소장이 집주인에게 전달된 날부터는 연 12%의 이자를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억 원의 보증금이라면 이자만 해도 상당한 금액이다.


등기 이후, 진짜 싸움의 시작 '지급명령'부터 '강제경매'까지

임차권등기는 권리를 지키는 '방패'일 뿐, 돈을 돌려받는 '창'은 아니다.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다. 등기 이후 세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1. 지급명령(독촉절차)

집주인이 다툼의 여지없이 채무를 인정할 것으로 보일 때 유용하다. 정식 소송보다 절차가 간단하고 빠르다. 집주인이 지급명령을 받고 2주 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겨 바로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2.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

집주인이 "보증금을 이미 줬다"거나 "수리비와 상계해야 한다"고 다툴 가능성이 있다면 곧바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시간은 더 걸리지만, 법원의 판결을 통해 분쟁을 명확히 매듭지을 수 있다.


3. 강제경매

지급명령이나 소송을 통해 확정판결(집행권원)을 받았다면, 이를 근거로 법원에 해당 주택의 강제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 임차권등기를 마쳤기 때문에, 경매 절차에서 다른 채권자들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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