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통장으로 '이케아' 쇼핑? 10년의 침묵 깬 70인 수사단, 시설장 2차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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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통장으로 '이케아' 쇼핑? 10년의 침묵 깬 70인 수사단, 시설장 2차 소환

2026. 02. 03 13:5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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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명의 추가 피해자 추적과 수억대 횡령 의혹

색동원 홈페이지

인천 강화도의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을 둘러싼 성폭력 및 횡령 의혹이 70명 규모의 대규모 특별수사단 투입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 경찰은 이번 주 중 시설장 A씨를 다시 불러 2차 소환 조사를 진행하며, 10년 넘게 이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범죄의 전모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10년간의 은폐된 진실, '사라진 13명'과 수상한 카드 내역

사건의 핵심은 색동원 시설장 A씨의 성폭행 및 강제추행 혐의다. 경찰은 A씨를 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 강간·강제추행 등 혐의로, 시설 종사자 2명은 폭행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A씨는 지난해 9월 압수수색 당시 내려진 출국금지 조치가 현재까지 연장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1차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피해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색동원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시설을 거쳐 간 여성 장애인 16명 중 현재까지 경찰 조사가 이뤄진 인원은 단 3명뿐이다. 나머지 13명에 대해서도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사는 성범죄에만 그치지 않는다. 경찰은 시설 운영진의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내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입소자들의 통장과 카드 결제 내역에서 중증장애인이 이용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케아(IKEA) 가구 구매 및 카페에서의 수십만 원 결제 기록이 다수 발견되었다. 이는 시설 종사자들이 장애인의 재산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로 부각되고 있다.



장애를 몰랐다는 가해자, 정황 증거로 '장애인 강제추행' 유죄 이끌어낸 [사례 확인하기]


장애인 성범죄 가중처벌... 진술의 '신빙성'이 유죄 판결의 열쇠

법조계는 이번 사건이 성폭력처벌법 제6조(장애인에 대한 강간·강제추행 등)가 적용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분석한다. 해당 조항은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무겁게 다스린다. 장애인 강간죄의 경우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지적장애인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이 재판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지방법원 공주지원 2023. 7. 19. 선고 2023고합7 판결에 따르면, 법원은 피해자가 중증지적장애인이라 하더라도 진술 내용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감정 표현이 자연스럽다면 그 신빙성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특히 이번 수사는 국무총리의 긴급지시에 따라 서울경찰청에 꾸려진 70여 명 규모의 '색동원 사건 특별수사단'이 전담하고 있다. 이들은 영상녹화 장치를 활용해 피해자의 진술을 확보하고, 진술조력인과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해 증거 능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횡령과 재산권 침해, 장애인복지법 위반 소지 다분해

입소자들의 재산을 가로챘다는 의혹 역시 엄중한 처벌 대상이다. 형법 제355조 제1항에 따른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임의로 사용했을 때 성립한다. 여기에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9는 장애인의 재산을 부당하게 취득하거나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혐의가 입증될 경우 가중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찰은 현재 입소자 20명에 대한 진술 청취를 마무리하는 단계이며, 확보된 금융 거래 내역을 토대로 횡령 규모와 관련자를 특정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대법원 1998. 5. 26. 선고 98다11635 판결 등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수사기관은 피해자에 대한 신변 보호 의무를 다하며 가해자와의 분리 조치 및 법률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색동원 운영 전반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성폭력과 횡령 등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10년의 침묵을 깨고 시작된 이번 수사가 장애인 거주시설의 고질적인 악습을 끊어내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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