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살에 동창 어머니에게 입양돼 쑥떡 먹다 사망…법원도 의심한 '59억 사망보험'
53살에 동창 어머니에게 입양돼 쑥떡 먹다 사망…법원도 의심한 '59억 사망보험'
월소득 100만원도 안 되는데 매달 보험료만 142만원
사망 보험금 수령자는 중학교 동창이자 법적 자매
보험금 청구 소송 제기⋯1심 재판부, 패소 판결

약 59억의 사망보험에 가입돼 있던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보험금 수령자로 등록된 중학교 동창이자 법적 자매는 "보험금을 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보험 사기가 의심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약 59억원의 사망보험에 가입돼 있던 여성. 그가 숨지자 보험금 수령자로 지정된 중학교 동창이자 법적 자매인 A씨가 보험금 지급을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96단독 이백규 판사는 A씨가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보험 사기'가 의심된다는 판단에서였다.
지난 2017년 9월, 경남 창원의 한 민속주점에서 주인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B씨의 목에는 쑥떡이 걸려 있었다. B씨를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떡이 사망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사인 불명'으로 판단했다.
당시 B씨는 59억원에 달하는 사망보험이 20건 가입돼 있던 상태였다. B씨의 월평균 소득은 100만원이 되지 않았는데, 매달 내야 하는 보험료는 142만원이었다.
그런데 보험금 수령자가 B씨의 중학교 동창이자 법적으로 자매 사이인 A씨로 지정돼 있었다. B씨는 지난 2016년 53세의 나이에 A씨의 어머니에게 입양됐다. 이 시기를 전후에 보험금 수령자가 B씨의 자녀 등에서 A씨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망한 B씨가 떡을 먹다가 질식해 사망했기 때문에 재해 사망에 해당한다"며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16개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중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상대로 한 보험금 청구소송을 심리한 이백규 판사는 보험계약 자체를 무효로 판단하고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백규 판사는 "사망 이외 별다른 보장이 없는 보장성 보험에서 법정상속인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중학교 동창을 보험수익자로 지정해 변경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
A씨가 대출까지 받아 B씨가 월 보험료 146만원 중 126만원을 대신 납부하기도 했는데, 이 판사는 "B씨의 조기 사망을 확신하지 않는 경우 설명하기 어려운 행위"라고 했다.
또한 △의사소통이 어려운 B씨 어머니에게 입양 동의를 받은 과정이 석연치 않은 점 △B씨에게 특별한 질병이 없었던 점 △A씨에게 보험설계사 근무 경력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보험 계약에 수상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 판결을 기다리며 계류 중이었던 나머지 15개 보험사 상대 소송은 오는 5월 10일 다시 변론이 열린다.
한편, 경찰도 A씨의 보험 사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했었다. 경찰은 A씨 입양 과정과 보험금 수령자 변경 경위 등을 조사했고, A씨가 인터넷에서 '독이 있는 음식'을 검색한 것도 파악했지만 지난해 12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사건을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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