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이니 신경 쓰지 말라며 개를 향해 "개XX" 쌍욕 퍼부어⋯모욕죄로 처벌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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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이니 신경 쓰지 말라며 개를 향해 "개XX" 쌍욕 퍼부어⋯모욕죄로 처벌 안 될까

2020. 06. 12 15:26 작성
최종윤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y.choi@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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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죄로 처벌 안 되는 이유⋯사람에 대한 '모욕'만 인정, '개'는 모욕의 대상 안돼

새벽에 단둘이 있을 때 벌어진 일⋯'공연성' 없어 더더욱 모욕죄로 인정 안 된다

"혼잣말이니 신경 쓰지 말라" 새벽에 남의 집 앞에 서서 자신의 개를 향해 욕을 퍼부은 남자. 과연 처벌할 수 있을까. 이미지는 해당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 이미지. /셔터스톡

새벽 1시가 넘은 야심한 시각. 평소 같으면 조용히 있었을 '초롱이'가 집 마당에서 시끄럽게 짖어댔다. '저러다 말겠지⋯' 했지만 이런 짖음이 계속되자 이상하게 여긴 A씨가 확인차 집 밖으로 나갔다.


마당에서는 아주 황당한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깜깜한 밤에 선글라스를 낀 한 남성이 품에 고양이를 안고, 담장 앞에서 '초롱이'를 노려보고 있던 것이다.


"혹시 무슨 일 있느냐"는 A씨의 물음에 B씨는 "고양이한테 개를 구경시켜주고 있었다"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하지만 낯선 이의 등장에 개가 계속 짖자 "그만 가 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그 말을 들은 남성이 갑자기 '초롱이'를 향해 "개XX"라며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만하라"고 만류하는 A씨에게는 "혼잣말이니 신경 쓰지 말라"며 계속 욕을 퍼부었다.


혹시나 해코지를 당할까 '초롱이'를 집안에 들여놨지만 B씨의 욕은 멈추지 않았다. A씨는 이게 자신의 개를 향한 욕인지, 자신을 향한 욕인지도 헷갈렸고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새벽에 남의 집 앞에 서서 개와 자신에게 모욕감을 준 남성. 과연 처벌할 수 있을까.


사람에 대한 모욕만 모욕죄로 인정⋯개는 모욕죄 대상 될 수 없어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는 "결론적으로 '초롱이'와 A씨에게 욕설을 퍼부은 B씨를 모욕죄로 처벌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테헤란 임선준 변호사는 ①'초롱이'를 대상으로 한 모욕과 ②A씨를 대상한 모욕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① '초롱이' 대상 모욕죄 : 개는 모욕의 대상이 될 수 없어 모욕죄 아니다

임선준 변호사는 "모욕죄의 객체, 즉 모욕죄로 처벌하기 위한 모욕의 대상은 사람"이라며 "A씨의 '개'에 대한 모욕은 처벌할 수 없다"고 말했다. B씨가 모욕적인 말을 아무리 많이 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초롱이'를 향한 말이었다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안 된다는 설명이었다.


② A씨 대상 모욕죄 : 단둘이 있어서 '공연성' 성립 안 해 모욕죄 아니다

B씨의 욕설이 설령 A씨를 대상으로 했다 하더라도 모욕죄는 성립하기 어렵다고 했다. 형법상 모욕죄는 "공연히 다른 사람을 모욕했을 때" 처벌하는데, 야밤이 A씨와 B씨 단둘이 있었던 상황에서 나온 욕설은 '공연한 모욕'이 아니기 때문이다.


임선준 변호사는 "A씨가 느낀 모욕에 대해서는 '공연성'이 없어 처벌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이 내용을 접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법원은 '공연성' 여부를 '전파가능성'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 2005년 귓속말로 모욕적인 말을 한 경우에 '전파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모욕적인 말을 들은 제3자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새벽에 벌어졌고, A씨와 B씨 단둘이 있었던 상황에서는 '전파 가능성'이 없어 모욕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뜻이다. 만약 B씨를 모욕죄로 처벌하려면, B씨의 욕을 전파할 만한 제 3자인 누군가가 들었어야 한다.


임 변호사는 "다음에는 곧바로 112에 신고하라"고 조언했다. 신고가 반복되면 B씨를 '경범죄처벌법' 등으로는 처벌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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