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뜯어낸 한라산 정상 데크…그 밑은 쓰레기 무덤이었다
19년 만에 뜯어낸 한라산 정상 데크…그 밑은 쓰레기 무덤이었다
틈새로 버린 양심 불량 쓰레기 산더미

한라산 정상 나무데크 아래서 나온 쓰레기들. /연합뉴스
19년 만에 속살을 드러낸 한라산 정상의 민낯은 처참했다. 성스러운 백록담을 지키던 나무데크 아래는 등반객들이 몰래 버리고 간 쓰레기들로 가득 찬 거대한 무덤이었다.
19년간 쌓인 쓰레기 지층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지난 21일, 백록담 동쪽 정상 인근의 낡은 나무데크를 교체하는 대대적인 정비 공사에 착수했다. 등반객들의 휴식처이자 백록담 주변 훼손을 막는 보호막 역할을 해온 이 데크는 2006년 설치된 이후 부분 보수만 거쳤을 뿐, 전면 교체는 19년 만에 처음이었다.
작업자들이 데크를 뜯어내는 순간, 현장에 있던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데크 아래 공간은 지난 19년간 등반객들이 버린 쓰레기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페트병, 컵라면, 과자봉지…양심과 함께 버려졌다
발견된 쓰레기의 종류는 다양했다. 마시다 남은 페트병, 컵라면 용기, 과자봉지 등 그야말로 쓰레기 종합세트였다. 관리소가 "자신이 가져온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가 달라"고 수없이 당부했지만, 일부 등반객들은 데크의 좁은 틈 사이로 양심을 쓰레기와 함께 구겨 넣었다.
헬기까지 동원
국립공원 측은 오는 10월 말까지 데크 교체와 쓰레기 수거를 병행할 계획이다.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는 정비 공사를 위해 계약한 헬기를 이용해 산 아래로 옮길 예정이다.
관리소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수거량은 파악되지 않았다"면서도 막대한 양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라산의 몸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불과 지난해 11월에도 직원 20여 명이 투입돼 약 1.5톤에 달하는 쓰레기를 수거한 바 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발견된 쓰레기 무덤은 자연을 즐길 자격에 대한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