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도 "모욕죄 해당" 한다고 보는 '똘마니' 발언⋯그런데 진중권이 위자료 물 일은 없다?
법원도 "모욕죄 해당" 한다고 보는 '똘마니' 발언⋯그런데 진중권이 위자료 물 일은 없다?
"조국 똘마니"라고 했다가 손해배상소송 당한 진중권 전 교수
"똘마니라는 표현은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 법원의 판단
그럼에도 위자료 물어낼 확률 낮은 건⋯비판 대상이 '국회의원'이기 때문?

'똘마니'라는 단어로 시작된 공방이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앞)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왼쪽)에게 "모욕적 언행"이라며 민사소송을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똘마니'라는 단어로 둘러싸고 내로라하는 논객들이 앞다퉈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시작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끊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조국 똘마니'라고 지칭했다가 소송을 당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소장을 읽어보니 황당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직후 김 의원 역시 민사소송을 걸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면서 "합리적 근거도 없이 모욕적인 언행을 사용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공방을 두고 전⋅현직 국회의원들도 말을 얹었다. 금태섭 전 의원은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에게 소송으로 대응하는 정치인"이라며 김 의원의 행동이 부적절하다고 평가했지만 이재정, 김남국 의원 등은 지지했다. '똘마니'라는 표현은 "모욕적인 언사"라는 취지였다.
로톡뉴스는 실제 우리 법원이 '똘마니'라는 표현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분석했다. 최근 판례는 모두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위자료를 물어낼 일은 없어 보인다.
왜 그런지 정리했다.
문제가 된 발언은 지난 6월, 진 전 교수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등장한다. 당시 진 전 교수는 김용민 의원을 향해 이렇게 썼다.
"누가 조국 똘마니 아니랄까 봐. 사상 최악의 국회의원입니다. (중략)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초선의원이 감히 대통령의 인사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나서다니."
김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검찰 역사상 가장 최악의 검찰총장이 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당시 윤 총장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누가 확인하느냐를 두고, 현 정권과 갈등을 빚고 있었다.
청와대의 방향에 반기를 든 윤 총장에 대해 친정부 성향이 짙은 김 의원이 "최악"이라고 평가하자, 진 전 교수가 "윤 총장을 임명한 건 문재인 대통령이므로, 윤 총장을 비난하는 건 대통령의 인사를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반박한 것이었다.
이 발언에 대해 김 의원은 진 전 교수에게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해당 발언의 위법성이 인정되면, 진 전 교수가 위자료를 물어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 판례의 태도를 살펴봤다.
우리 법원은 대체로 '똘마니'가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3월, 서울서부지법은 한 노동조합원이 집행부원을 '똘마니', '벌레' 등으로 부른 사건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다음과 같이 '콕' 집어서 판시했다.
"똘마니라는 표현은 범죄 집단 따위의 조직에서 부림을 당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일반적으로 매우 부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
다른 법원 판단도 대개 비슷했다. 지난 6월 부산지법도 비슷한 사건에서 모욕 혐의로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주택조합원끼리 말싸움 도중 "A씨 똘마니, B씨"라고 부른 사건이었다. 지난 2015년 제주지법도 회사 내부전산망에 누군가를 '똘마니'라고 부른 피고인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똘마니'라는 표현이 모욕죄를 구성한다는 법원의 형사 판단은, 민사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이러한 법원 판례에 비추어볼 때 진 전 교수는 김용민 의원에게 위자료를 물어내야 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 변호사는 밝혔다. 어째서일까.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김용민 의원이 국회의원 신분이기 때문이었다. 국민의 광범위한 감시와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고위 공직자이므로, "이 정도의 비판은 법원도 감내해야 한다고 볼 것"이라고 했다.
실제 지난해 6월 대법원은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은 면책특권을 보장받는 등으로 통상의 공직자 등과도 현저히 다른 발언의 자유를 누리는 만큼, 그의 공적 영역에서의 활동 등에 대한 비판도 더욱 폭넓게 수인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한 국회의원에 대해 '종북의 상징'이라고 한 사건이었다. 당시 대법원은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있으나, 지나치게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해 의견표명으로서 한계를 벗어났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런 판단에서 해당 국회의원이 청구한 위자료를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