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딸 친구에 집적대고 불륜한 남편의 역공 "노트북 훔쳐봤다" 고소…아내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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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딸 친구에 집적대고 불륜한 남편의 역공 "노트북 훔쳐봤다" 고소…아내 유죄

2025. 10. 22 11:1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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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증거 수집의 함정

이혼 소송 이겨도 형사처벌 피할 수 없어

남편의 불륜 증거를 찾아 이혼에는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남편의 노트북과 휴대폰을 몰래 본 아내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JTBC News 유튜브 캡처

남편의 '불륜 일지'를 찾아내 이혼에는 성공했지만, 그 대가로 전과자가 됐다. 이제는 "너희 가족을 피바다로 만들겠다"는 전남편의 협박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JTBC '사건반장'에 전해지면서, 불륜 증거 수집의 법적 위험성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딸 친구에게 '찝쩍', '불륜 일지' 발견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여성 A씨의 남편 B씨는 10년 전 시력 교정술을 받은 뒤 외모에 부쩍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운동으로 몸을 가꾼 그는 다른 여성들과 사적인 만남이 잦아졌고, 급기야 중3 딸의 친구에게 "딸 문제로 만나고 싶다", "힘든 일 없냐"며 개인적으로 연락하기에 이르렀다.


이 일로 딸이 친구에게 절교까지 당했지만, B씨는 "한부모 가정이라 챙겨주려 했을 뿐"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남편의 불륜에 대한 심증만 있던 A씨가 확증을 잡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남편의 노트북을 쓰다가 비공개 블로그에 작성된 '불륜 일지'를 발견한 것이다. 일지에는 내연녀와 주고받은 메일 등이 일기처럼 정리돼 있었다.


충격에 빠진 A씨는 남편의 휴대전화까지 확인했고, 이를 증거로 남편에게는 이혼 소송을, 내연녀에게는 상간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모두 승소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학원 강사였던 B씨는 이 사건으로 직장을 그만두게 되자 모든 책임을 A씨에게 돌렸다. 그는 A씨가 자신의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몰래 봤다며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A씨를 고소했고, 법원은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후 B씨는 "너 때문에 내 인생이 망했다", "너희 가족을 피바다로 만들겠다"며 협박을 시작했고, A씨 언니의 직장에 전화를 걸거나 A씨 어머니의 가게를 찾아가는 등 보복성 행위를 이어갔다.


배우자 정보 열람, 어디까지 합법인가? "가족이라도 예외 없다"

배우자의 불륜 증거를 잡기 위해 상대방의 휴대전화나 노트북을 몰래 보는 행위. 결론부터 말하면 명백한 불법이다. A씨가 유죄 판결을 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은 정당한 접근 권한 없이 타인의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제48조).


부부 사이라 할지라도 상대방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몰래 입력해 로그인하거나, 자동 로그인이 되어 있는 상태라도 동의 없이 사적인 메일, 메시지, 비공개 SNS 게시물을 열람하는 것은 '비밀 침해'(제49조)에 해당한다. 이를 어길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물론 A씨처럼 이혼 소송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정당행위'(형법 제20조)로 인정받을 수 있지 않겠냐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매우 엄격하다. 판례는 배우자의 불륜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더라도,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까지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양지열 변호사 역시 '사건반장'에서 "이혼 소송을 하고 있더라도 남편의 노트북이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건 개인정보 침해가 맞다"며 "유죄 판결 자체가 뒤집힐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불륜 증거 수집의 법적 리스크

억울함을 풀기 위한 증거 수집이 오히려 자신을 전과자로 만들 수 있는 셈이다. 불륜 증거를 모으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는 정보통신망법 위반뿐만이 아니다.


  •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배우자의 통화 내용을 몰래 녹음하거나,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행위.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 주거침입죄: 별거 중인 배우자의 집에 동의 없이 들어가는 행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한다.
  • 민사상 손해배상: 불법적인 증거 수집 행위로 인해 상대방의 사생활이나 초상권을 침해했다면, 별도의 위자료를 물어줘야 할 수 있다.


전남편의 보복 협박, 처벌 수위는?

A씨는 전남편 B씨의 보복성 협박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며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법적 대응을 망설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제는 A씨가 B씨의 행위에 대해 법의 심판을 요구할 차례다.


B씨의 "피바다로 만들겠다"는 발언은 명백한 협박죄(형법 제283조)에 해당하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더 나아가, A씨 언니의 직장에 전화를 걸고 어머니의 가게를 찾아가는 등 반복적인 행위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스토킹 범죄는 단순 협박보다 무거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A씨는 B씨의 협박·스토킹 행위를 즉시 경찰에 고소하고, 법원에 접근금지 가처분을 신청해 추가적인 피해를 막아야 한다. 또한, B씨의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정신적 고통과 심근경색 등 건강 악화에 대한 치료비를 포함한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라는 고통 속에서 증거를 찾으려다 되레 형사처벌의 덫에 걸린 A씨. 억울함을 풀기 위한 행동이 또 다른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아이러니는, 불륜 증거를 확보하려는 이들에게 서늘한 경고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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