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료라고?" 챗GPT 속으로 들어온 포토샵… 편리함 뒤에 숨겨진 '법적 청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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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료라고?" 챗GPT 속으로 들어온 포토샵… 편리함 뒤에 숨겨진 '법적 청구서'

2025. 12. 11 12:1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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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밝게 해줘" 말 한마디면 끝

챗GPT 대화창에 통합된 어도비 포토샵 /연합뉴스

포토샵 제조사 어도비가 자사의 핵심 소프트웨어를 챗GPT 대화창에서 무료로 전격 개방했다. 별도의 앱 설치나 유료 구독 없이 대화창 내에서 포토샵의 강력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포토샵이 필요 없을 정도'라는 평가를 받으며 급부상한 구글의 이미지 편집 AI '나노 바나나'를 견제하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와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기술적 통합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접근성이 낮아진 만큼 딥페이크 악용 가능성과 저작권 분쟁 등 해결해야 할 법적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포토샵 없이도 포토샵 쓴다"… 자연어 명령으로 끝

어도비가 10일(현지시간) 공개한 기능은 혁신적이다. 챗GPT 이용자는 포토샵, 애크로뱃, 어도비 익스프레스 등 3종의 소프트웨어를 대화창에서 즉시 구동할 수 있다. 사용법은 직관적이다. 사진을 업로드하고 "배경을 흐리게 해줘", "사진을 밝게 해줘"와 같이 일상적인 언어로 명령하면 AI가 이를 수행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정밀성이다. 단순히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을 넘어, 수정된 사진 옆에 '슬라이드 조절기'가 표시된다. 이용자는 마우스로 이를 조절해 밝기나 효과의 강도를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다.


이는 자연어 명령에만 의존해야 했던 구글의 '나노 바나나'와 차별화되는 지점으로, 전문가용 툴의 강점을 일반 사용자에게까지 확장했다는 평가다. PDF 병합이나 디자인 템플릿 제작 역시 대화 한 번이면 가능하다. 어도비 팸 클라크 부사장은 이를 통해 "8억 명의 챗GPT 사용자에게 어도비 도구를 직관적으로 소개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누구나 가능한 '정교한 조작'… 딥페이크·명예훼손 '경고등'

문제는 '너무 쉬워진' 편집 기술이 악용될 소지다. 전문 지식 없이도 자연어 명령만으로 정교한 이미지 조작이 가능해지면서, 딥페이크나 허위 정보 생성의 진입장벽이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기존 포토샵은 사용자의 직접적인 조작(操作)이 주를 이뤄 도구로 인식되었으나, 이번 챗GPT 통합 기능은 자연어 처리를 기반으로 하므로 법적인 '인공지능 기술'의 범주에 포함된다.


만약 이용자가 악의적인 의도로 특정 인물의 이미지를 변형해 명예를 훼손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할 경우, 그 파급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현행법상 자연인이 아닌 AI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없어, 피해 발생 시 제작사와 이용자 간의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내가 만든 걸까, AI가 만든 걸까"… 저작권·제조물 책임 '안갯속'

저작권 문제도 뜨거운 감자다. AI를 도구로 활용해 만든 결과물의 주인이 누구냐는 것이다. 어도비의 소프트웨어는 저작권법상 보호받는 프로그램이지만, 이를 통해 산출된 결과물의 권리 관계는 복잡하다.


법조계에서는 AI를 단순한 '도구'로 보아 사용자에게 저작권을 귀속시켜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인공지능 사용자에게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 공공의 이익을 늘린다는 공리주의적 관점 때문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결함 문제로 넘어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만약 AI가 이용자의 명령을 오인해 원본 사진을 훼손하거나, 의도치 않은 결과물로 손해를 입힌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현행 제조물책임법은 주로 '제조된 동산'을 대상으로 하기에 소프트웨어 자체의 결함을 묻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리한 기능을 무료로 쓰게 됐지만, 결과물에 대한 법적 보호나 피해보상 체계는 여전히 미비한 상태다. 어도비와 오픈AI의 이번 동맹은 기술 경쟁의 산물이지만, 그 파급력은 기술의 영역을 넘어 법과 제도의 정비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공짜 점심' 뒤에 숨겨진 청구서가 어떤 형태로 날아올지 예의주시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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