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억 전세금 먹튀”…외국인 임대인 잠적, HUG 회수율 2% 충격
“243억 전세금 먹튀”…외국인 임대인 잠적, HUG 회수율 2% 충격
HUG, 외국인 전세금 먹튀에 형사 대응 검토
출국금지 불가에 '솜방망이 처벌' 우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한 외국인 임대인들 때문에 심각한 채권 회수 딜레마에 빠졌다.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외국인 임대인에 의한 전세금 미반환 보증사고가 103건, 금액으로는 총 243억원에 달한다.
이 중 HUG가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금(160억원)에 대한 회수율은 고작 **2%에 불과해 막대한 국민 세금이 위험에 처했다.
특히 채무자 중 중국 국적자가 가장 많아 국제적인 채권 회수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243억 전세금 보증사고... 잠적한 외국인 '먹튀' 실태
HUG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희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 9월까지 외국인 임대인의 전세금 미반환 보증사고는 103건, 243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HUG가 임차인에게 대신 보증금을 돌려준 대위변제 사례는 67건(160억원)이다.
문제는 대위변제 후 채권을 회수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HUG가 외국인 임대인들로부터 회수한 채권은 올해 9월까지 3억 3000만원으로, 회수율이 단 2%에 그쳤다.
현재 대위변제금을 상환하지 않은 외국인 임대인 채무자는 43명에 달한다. 이 중 22명은 법원의 서류 송달마저 수취인 불명 등으로 연락이 끊겨 공시송달된 상태다.
이는 채권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임을 의미한다.
국적별 먹튀 1위는 중국... 84억 채권 회수 비상
대위변제금을 상환하지 않은 외국인 임대인 43명을 국적별로 분석한 결과, 중국이 2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로부터 회수하지 못한 채권은 약 84억 5000만원 상당으로 전체 미회수 채권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미국(8명, 53억 1000만원), 캐나다(2명, 7억 6000만원), 일본(2명, 4억 6000만원), 네팔(1명, 2억 6000만원), 필리핀(1명, 1억 5000만원), 태국(1명, 1억 2000만원) 등 순이었다.
외국인 임대인이 보증사고를 낸 후 해외로 출국하면 채권 회수가 지연되거나 불가능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HUG가 이달 초 채무자 43명에게 유선 연락을 시도했으나 6명만 통화가 되었고, 이들 모두 자금 부족을 이유로 상환이 어렵다고 답했다.
한 캐나다 국적 임대인의 경우, HUG가 대위변제 후 해당 주택을 경매에 부쳐 일부(8700만원)를 회수했으나 나머지 채권 회수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단순 채무불이행은 출국금지 안 돼"... 법적 대응의 한계
HUG가 외국인 임대인에 대해 채권 회수를 위해 취할 수 있는 법적 조치는 크게 재산조사 및 강제집행과 구상금 청구 소송이다.
HUG가 대위변제를 하면 민법상 변제자대위의 법리에 따라 임차인의 보증금반환채권을 취득하므로, 임대인에게 구상금을 청구할 권리가 생긴다.
그러나 외국인 채무자가 출국하여 소재가 불명하거나 국내에 재산이 없는 경우, 이 같은 국내 법적 절차는 무력화된다.
특히 가장 강력한 채권 회수 압박 수단 중 하나인 출국금지는 현행 출입국관리법상 단순 민사채무 불이행을 이유로는 적용되지 않는다.
출국금지는 형사재판 계속, 조세 체납, 범죄수사 등 법에서 정한 사유에만 가능하며, 단순히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것만으로는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
임대인이 처음부터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 없이 계약을 체결하여 사기죄 등이 성립하는 경우에만 형사 범죄를 이유로 출국금지 가능성이 열린다.
출국한 '먹튀' 잡는 국제적 조치는?
외국인 임대인이 본국으로 출국한 경우, 국내에서 받은 확정판결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에서 별도의 집행판결을 받아야 한다.
이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해당 국가의 법제도에 따라 집행이 불가능할 수도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다만, 한국과 해당 국가 간에 사법공조조약이 체결된 경우 국제 사법공조 절차를 통해 송달이나 판결 집행 등을 요청할 수 있다.
또한, 국제 채권추심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에 위탁하거나, 정부 차원에서 외교적 채널을 통해 해당 국가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국제적 조치는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하고 장기간이 소요되므로, 무엇보다 외국인 임대인이 출국하기 전에 국내 재산에 대한 보전조치 및 법적 조치를 신속하게 완료하는 것이 채권 회수의 핵심으로 꼽힌다.
HUG의 규정에도 지체 없이 채무자 재산을 조사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조사가 미뤄지는 사례가 있어 채권관리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도적 구멍' 막을 해법은?... "출국금지 등 제도 개선 시급"
국회 김희정 의원은 외국인 임대인의 보증금 미반환 문제 해결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 출국금지 제도의 확대: 보증사고를 내고 변제하지 않은 외국인 임대인에 대해 출국을 제한하는 제도를 출입국관리법 개정을 통해 도입해야 한다. 다만, 이는 외국인의 기본권 제한 문제이므로 신중한 설계가 요구된다.
- 보증금 예치 제도: 외국인 임대인에 대해 보증금의 일부를 은행 등 제3기관에 예치하도록 하여 임대차 종료 시 보증금 반환을 담보해야 한다.
- 외국인 임대인 정보 공개: 임차인이 계약 전 위험을 인지할 수 있도록 외국인 임대인의 국적, 비자 종류, 체류 기간 등의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임대인의 전세금 미반환 문제는 현행 법제도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사례로, 외국인의 기본권 제한과 공익 간의 균형을 고려하면서도 국민 재산 보호를 위한 다각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