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나를 차단해?" SNS '멘션 성희롱'의 최후... 대법원 "안 읽었어도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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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나를 차단해?" SNS '멘션 성희롱'의 최후... 대법원 "안 읽었어도 유죄"

2026. 03. 17 12:05 작성2026. 03. 19 08:48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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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단하면 도달 안 됐다' 2심 무죄 뒤집혀

"언제든 볼 수 있다면 범죄 성립"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SNS 공간에서 벌어지는 교묘한 성폭력 범죄에 대해 대법원이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상대방이 나를 차단해 게시물을 직접 볼 수 없는 상태였더라도, '멘션' 기능을 통해 성희롱 글을 올렸다면 처벌 대상이라는 판결이다.


이번 판결은 디지털 기기 특성에 숨어 법망을 피하려던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어디서 블락(차단)이야?"... 차단당하자 시작된 '태그'의 공포

사건은 지난 2023년 5월, SNS 서비스인 'X'(구 트위터)에서 시작됐다.


피고인 A씨는 피해자 B씨와 게시글 댓글로 말다툼을 벌이던 중, B씨가 자신의 계정을 차단(블락)하자 분노를 참지 못했다.


A씨는 더 이상 B씨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 수 없게 되자 자신의 게시 공간에 직접 글을 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A씨는 게시글을 작성하며 '@' 기호 뒤에 피해자 B씨의 계정 아이디를 적는 이른바 '멘션' 기능을 사용했다.


게시된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이X의 자궁과 생리X을 뜯어 먹자. 최대한 성희롱으로 타격을 줄 것이고 법이 지키는 한 나는 너를 모독할 것임" 등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엽기적이고 성적인 비하 발언이 가득했다.



문제는 피해자 B씨가 A씨를 이미 차단한 상태였다는 점이다.


SNS 특성상 상대방을 차단하면 멘션을 당해도 알림이 울리지 않는다.


B씨는 A씨가 이런 글을 올렸다는 사실을 즉시 알 수 없었으며, 나중에 자신의 계정을 검색하거나 지인을 통해서야 해당 게시물의 존재를 확인하게 됐다.


검찰은 A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기소했다.


"안 보였으니 무죄" 뒤집은 대법원의 일침... '도달'의 재정의

이 사건의 쟁점은 A씨가 올린 글이 피해자에게 '도달'했느냐는 것이었다.


현행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립하려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글 등이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한다.


2심 재판부인 수원지방법원(2024노2002)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을 차단해 알림이 전달되지 않았고, 피해자가 직접 피고인의 계정을 검색해 찾아보기 전까지는 내용을 인식할 수 없었다. 이 사건 글이 피해자의 지배권 내에 들어가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2025도986)의 판단은 단호했다.


대법원 1부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으로 환송했다.


대법원은 '도달'의 의미를 상대방이 실제로 글을 읽었는지 여부가 아니라, '언제든 읽을 수 있는 객관적 상태'가 되었는지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실제 읽었는지는 중요치 않다"... SNS 성범죄 사각지대 사라진다

대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글을 전송함으로써 상대방이 별다른 제한 없이 그 글을 바로 접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도달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A씨가 사용한 '멘션' 기능의 특성에 주목했다.


비록 피해자가 차단하여 알림을 받지 못했더라도, A씨의 계정은 공개된 상태였으므로 피해자가 아이디 검색 등을 통해 언제든지 게시글을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 피해자가 실제로 그 글을 클릭해 읽었는지와 상관없이 객관적으로 접근 가능한 상태였다면 범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은 SNS의 기술적 설정인 '차단'이 법적 책임까지 면제해주는 방패가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


대법원은 상대방이 보지 못할 것이라 예상하고 올린 글이라 할지라도, 공개된 공간에서 특정인을 지목해 성적 모욕을 가했다면 엄중한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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