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도 '재산'인데 가족이 임의로 사용하면 문제 안 될까?
마일리지도 '재산'인데 가족이 임의로 사용하면 문제 안 될까?
변호사들 "대한항공 약관에 따르면, 가족 회원으로 '등록'한 순간 '사용'까지 허용한 것"

마일리지를 나 대신 다른 사람이 임의로 써버렸다면 어떨까? 설사 그게 가족이라고 해도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면 황당한 일일 수밖에 없다. /셔터스톡·대한항공 홈페이지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여행 갈 때 좌석 승급이나 보너스 항공권을 예매하기 위해 모아온 항공사 마일리지(Mileage). 그런데 이 마일리지를 나 대신 다른 사람이 임의로 써버렸다면 어떨까? 설사 그게 가족이라고 해도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면 황당한 일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오는 20일 개정을 앞둔 대한항공의 '가족 마일리지' 제도를 두고 이 같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존에도 법적으로 가족관계라면 서로 보유한 마일리지를 합산해 사용할 수는 있었다. 다만 사용 전에는 마일리지 소유자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했는데, 앞으론 이 절차가 생략된다.
더군다나 이번 개정을 앞두고 과거에 마일리지 공유를 하지 않으려 삭제했었던 가족회원이 재등록 돼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며 파장이 일었다.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향후 마일리지 소유자가 원하지 않는 가족이 임의로 마일리지를 사용해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번 제도 개정에 대해 대한항공은 "가족 마일리지 사용 절차가 번거롭다는 고객 항의가 많았다"고 개정 이유를 밝혔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항공사 마일리지도 일종의 재산"이라며 "당사자 동의 없는 마일리지 사용은 대상이 누구든 문제"라는 지적과 함께였다.
이처럼 항공사 마일리지도 '재산'이란 소비자들의 주장엔 일리가 있다. 법무법인 명재의 하나 변호사는 "항공사 마일리지는 항공권 구입 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재산 가치가 있는 대상으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법률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마일리지)을 소유자 동의 없이 사용하면 재산범죄로 처벌될 수도 있다.
법률 자문

그러나, 마일리지가 지닌 재산 가치와는 별개로 이번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제도 개정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우선 새로이 시행되는 제도의 골자는 '가족회원으로 등록을 하는 순간부터 마일리지에 대한 모든 권한을 상호 공유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비츠로의 정현우 변호사는 "가족회원끼리 마일리지를 합산하고 자유롭게 공유하도록 한 대한항공 측 새 약관에 동의했다면, 추후 다른 가족이 마일리지를 임의로 사용했다고 해도 범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정 변호사는 "대한항공의 이번 마일리지 제도 개정이 고객 편의를 위한 것이란 점에서 약관법상 무효 등을 주장하기도 어려워 보인다"며 "내용상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약관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나 변호사는 "가족회원으로 등록하기 위해선, 상대방의 대한항공 고객 우대제도(스카이패스) 회원 번호를 알아야 하고 가족관계 증빙서류도 제출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이) 이러한 정보를 필수항목으로 요구한다는 건, 가족회원으로 등록하기 전에 상호 합의를 거쳤다는 것을 전제로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 변호사는 "가족 구성원의 동의 없이 스카이패스 번호를 몰래 알아내 회원등록을 하는 등 행위를 한 게 아닌 이상 법적으로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변호사 역시 "만일 누군가 가족 간 합의에 위반해 임의로 마일리지를 사용한 거라면, 피해를 입은 가족 구성원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는 있다"면서도 "현실적으론 손해배상 책임 자체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계를 짚었다.
변호사들은 "현재로선 제도가 개정되기 전에 마일리지 공유를 원하지 않는 가족회원을 미리 정리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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