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정체성 숨긴 채 결혼한 아내, 7년 만에 발각…혼인 취소·위자료 청구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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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정체성 숨긴 채 결혼한 아내, 7년 만에 발각…혼인 취소·위자료 청구 가능할까

2026. 07. 15 10:27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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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정체성 속인 배우자, 혼인 취소 사유 될 수 있어

아내의 동성 연인에게도 위자료 청구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혼 7년 차, 일곱 살 딸까지 둔 가정이 한순간에 흔들렸다. 남편 A씨가 아내의 휴대전화 화면에서 우연히 문자 메시지를 발견하면서다.


메시지의 상대방은 아내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각별하게 지내온 단짝 친구였다. 그러나 두 사람이 주고받은 내용은 평범한 친구 사이의 대화로 보기 어려웠다.


A씨가 따져 묻자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사실을 털어놨다.


십대 시절부터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었고, 결혼한 뒤에도 친구와의 관계를 끊지 못했다는 것이다. 충격을 받은 A씨는 혼인 취소부터 위자료 청구까지 법적으로 어떤 대응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1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아내가 성 정체성을 숨긴 채 결혼해 혼인이 사실상 기망 상태에서 이뤄진 사례를 다뤘다. 법무법인 신세계로 임경미 변호사가 출연해 혼인 취소 요건과 위자료 청구 가능성 등을 짚었다.


“달라질 줄 알았지만 끊어낼 수 없었다”…7년의 결혼생활이 무너지다

A씨의 아내에게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유독 가깝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다. 두 사람은 장을 볼 때도, 여행을 갈 때도 늘 함께했다. A씨는 이를 각별한 우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내의 휴대전화에 떠 있던 문자 메시지는 단순한 우정으로 보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연인 관계에서나 오갈 법한 대화가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추궁을 받은 아내는 결국 사실을 인정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꼈고, 결혼하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끝내 친구와의 관계를 끊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장모 역시 이러한 사실을 짐작하고 있었다는 점까지 드러나면서 A씨의 배신감은 더욱 커졌다.


그런데 아내는 관계를 정리하는 대신, 해당 친구와 함께 살 집의 보증금으로 1000만 원을 달라는 조건까지 내걸었다.


동성애 자체는 취소 사유 아니지만…성 정체성 은폐는 다르다

A씨가 가장 먼저 궁금해한 것은 이혼이 아니라 혼인 취소가 가능한지였다.


임경미 변호사는 민법상 혼인 취소 사유로 불치의 정신병이나 성병, 말기암 등 중대한 질병·장애가 있는 경우와 사기 또는 강박으로 혼인한 경우 등이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혼인 취소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혼인이 성립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배우자가 성 정체성을 숨기고 결혼한 것이라면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혼인 취소 청구에는 기간 제한이 있다.


사기나 강박으로 인한 혼인은 사기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그 밖의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사유를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소를 제기해야 한다.


임 변호사는 A씨의 사례가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를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혼인 취소를 청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혼인이 취소되더라도 과거 혼인 사실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임 변호사는 “혼인을 취소하면 기록도 없어지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취소된 경우에도 혼인 사실은 혼인관계증명서에 그대로 남는다”고 설명했다.


아내가 내건 1000만 원 조건…합의서 작성이 관건

아내가 요구한 보증금 1000만 원에 대해서는 부부가 이혼 과정에서 재산에 관한 사항을 협의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는 설명이 나왔다.


다만 임 변호사는 이혼 후 2년 동안 재산분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이후 기존 합의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사례가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합의서에 단순히 지급 금액만 적는 것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서로의 재산 내역을 확인한 뒤 구체적인 분할 비율과 협의 과정을 명시해야 실제 재산분할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혼 전에 재산분할을 포기한다는 각서를 작성하더라도, 이러한 사전 포기 약속은 법적 효력이 없다는 점도 짚었다.


아내의 동성 연인에게도 위자료 청구 가능

A씨가 억울함을 느낀 또 다른 대상은 아내의 친구이자 동성 연인이었다.


임 변호사는 “동성 간의 관계라도 부정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해 혼인 생활이 파탄에 이르렀다면 아내뿐만 아니라 아내의 친구에게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A씨는 혼인 취소 또는 이혼을 청구하면서 아내와 동성 연인 모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임 변호사는 성 정체성을 숨겨 상대방이 혼인에 이르게 된 경우 혼인 취소가 가능할 수 있지만, 해당 사실을 안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재산분할 합의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합의서로 남겨야 하며, 위자료는 아내와 동성 연인 모두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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