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와 '저녁 뭐 먹었냐' 채팅했을 뿐인데…'통매음' 처벌될까요?
미성년자와 '저녁 뭐 먹었냐' 채팅했을 뿐인데…'통매음' 처벌될까요?
변호사들 "성적 목적 없다면 무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채팅 앱에서 만난 미성년자와 나눈 평범한 대화가 처벌로 이어질 수 있을까. 성적인 내용은 전혀 없었지만, 영상통화나 전화를 제안했다는 이유만으로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A씨는 과거 채팅 앱에서 미성년자와 나눈 대화 때문에 불안하다. A씨는 "상대방이 미성년자인 줄은 알았지만, 대화 내용은 '공부 힘들지 않냐', '저녁 뭐 먹었냐' 같은 일상적인 것들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화 도중 "영상통화하자", "카톡하자"고 제안했던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성적인 의도가 전혀 없었던 A씨의 행동, 과연 법적으로 문제가 될까?
변호사들 "성적 내용 없다면 '통매음' 성립 안 돼"
변호사들은 "성적인 대화나 목적이 없었다면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정승의 정우승 변호사는 "채팅 어플로 미성년자와 주고받은 메시지가 성적인 내용이 전혀 없는 일상 대화에 그쳤다면, 일반적으로 통매음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통매음이 성립하려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음란한 말이나 글을 상대방 의사에 반해 전달해야 하는데, 이번 사례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변호사 김일권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 역시 "음란한 대화를 하지 않았고, 신체 사진을 요구한 것도 아니므로 통매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핵심은 '성적 목적'과 '음란성'의 유무다.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제13조)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이나 글 등을 통신매체로 전달하는 행위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A씨의 사례처럼 일상적인 대화나 단순한 통화 제안은 이 요건을 충족시키기 어렵다.
만약 성적 대화 있었다면…'아청법'으로 가중처벌
다만 변호사들은 상대방이 미성년자라는 점에서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만약 대화 내용에 성적인 부분이 포함됐다면, 단순 통매음이 아닌 훨씬 무거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상산의 송동민 변호사는 "미성년자인 이상 성적인 대화가 나왔다면 통매음보다는 아청법상 성착취 목적 대화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성착취 목적 대화는 처벌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아청법 제15조의2는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아동·청소년에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반복적으로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A씨의 사례는 처벌 가능성이 희박하다. 대화 내용에 성적인 뉘앙스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법무법인 하신의 김정중 변호사는 "상대방이 미성년자라는 점을 인지했다면, 대화에 항상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