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촬영 출연료 4200만원 떼인 소속사, 채권 양도로 항소심 일부 승소
6회 촬영 출연료 4200만원 떼인 소속사, 채권 양도로 항소심 일부 승소
1심 "소속사에 청구권 없다" 기각했으나
항소심서 '채권 양도' 거쳐 결과 뒤집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소속 연예인의 방송 출연료 미지급을 둘러싸고 매니지먼트사와 프로그램 제작진 사이에서 벌어진 법정 다툼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실질적으로 제작을 주도한 제작자 한 명의 책임을 인정했다.
1심에서 "직접적인 청구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패소했던 소속사는, 해당 연예인으로부터 출연료 채권을 양도받은 뒤에야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낼 수 있었다.
"6회 촬영했는데 출연료는 0원"… 소속사가 직접 나선 이유
사건은 지난 2022년 8월, 연예 매니지먼트사 A사가 소속 연예인 C씨와 제작사 사이의 방송 출연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계약 조건은 예능 프로그램에 총 10회 출연하며, 회당 700만 원의 출연료를 지급받는 방식이었다.
연예인 C씨는 계약에 따라 6회 분량의 촬영을 마쳤으나, 제작사 측은 총 4,200만 원에 달하는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A사는 제작사의 공동사업자로 등록되어 있던 B씨와 B씨의 동업자를 상대로 미지급 출연료를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출연료 받을 권리는 소속사 아닌 연예인 본인에게"
사건을 맡은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 2024년 4월, A사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출연료를 받을 법적 권리는 소속사가 아닌 연예인 개인에게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재판부는 "출연 계약서상 출연료를 소속사 계좌로 입금하기로 약정한 것은 단순한 이행 편의를 위한 것일 뿐, 출연료 채권 자체가 소속사에 귀속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즉, 연예인 본인이 소속사에 채권을 정식으로 양도하지 않는 한, 소속사가 직접 제작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는 없다는 취지였다.
항소심서 '채권 양도' 승부수… 동업 종료 여부가 쟁점
A사는 항소 과정에서 소속 연예인 C씨로부터 미지급 출연료 채권을 정식으로 양도받아 법적 결함을 보완했다.
이에 서울서부지방법원 민사부는 지난 7월, 1심 판결을 깨고 "제작자 B씨는 A사에 4,2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채권 양도가 적법하게 이루어짐에 따라 A사가 출연료를 청구할 권리가 생겼다고 본 것이다.
다만, 공동사업자로 등록되어 있던 B씨의 동업자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B씨와 그의 동업자가 계약 체결 직전인 2022년 8월경 이미 실질적인 동업 관계를 종료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서류상 폐업 신고는 나중에 이뤄졌더라도, 계약 당시 이미 동업이 종료되어 B씨가 단독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계약서에 B씨가 단독으로 사용하는 상호의 인장이 찍혀 있었던 점 ▲소속사가 보낸 독촉 내용증명의 수신인이 B씨 개인 사무실 주소로 되어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법원은 "매니지먼트사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B씨가 단독 사업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동업 관계가 유지 중인 것으로 믿었다는 A사 측의 주장을 '중대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이번 판결로 소속사는 실제 제작을 주도한 B씨에게만 출연료를 받아낼 수 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