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 피하라고 '콕' 집어 알려줘도 법적으로 문제 안 된다? 사실입니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음주단속 피하라고 '콕' 집어 알려줘도 법적으로 문제 안 된다? 사실입니다

2021. 12. 23 18:01 작성2021. 12. 23 18:15 수정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경남 하동군 공무원들, 음주단속 정보 전체 문자로 전송

"법적으로 문제 없지만 시정조치 하겠다" 해명

단속 정보 미리 알렸는데, 왜 문제가 안 된다는 걸까

경남 하동군 당직 공무원들이 음주운전 단속 정보가 담긴 문자 메시지를 동료 공무원들에게 전송해 논란을 빚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XX 아파트 세 방향 모두 음주단속 중입니다 - 당직실"


음주운전을 막는 게 아니라, 음주단속을 피하라는 취지로 발송된 문자 메시지. 발신처는 경상남도 하동군청 당직실이었다. 이곳 공무원들은 지역 내에서 경찰 음주단속이 있을 때마다, 직원들에게 단체 문자를 보내 단속 장소를 알려주는 '관행'을 이어왔다.


음주단속 현장을 본 직원이 당직실에 알려주면, 당직을 서던 근무자가 전 직원에게 단체 문자를 보내주는 식이었다. 이 일이 알려지자, 하동군 측은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면서도 "이러한 관행을 중단하도록 시정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로톡뉴스가 확인한 결과 "음주단속 정보 공유에는 문제가 없다"던 하동군 측의 주장은 사실이었다. 음주운전을 방조하는 일이 될 수 있는데도, 현행법으론 마땅한 처벌 방안이 없었다.


음주단속 정보 공유, 위법인 것 같지만 현행법상 '사각지대' 놓여 있다

음주단속은 도로교통법에 근거한 경찰 공무원의 직무 중 하나다. 그러니 음주단속을 피할 수 있게 정보를 흘리는 일이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지 않을까 했는데, 변호사들의 판단은 달랐다.


대한변협 등록 교통사고·형사법 전문 변호사인 목지향 변호사(법무법인 참진)는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을 상대로 폭행·협박(①)을 가하거나, 위계(僞計⋅속임수)를 이용해서(②) 직무 집행을 방해했을 때 성립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목 변호사는 "이러한 일련의 행위 없이(①+②), 우연히 알게 된 음주단속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를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판단했다.


법무법인 대건의 장현경 변호사도 "하동군 공무원들에게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하려면, 음주단속 정보를 공유한 행위가 위계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면서 "음주단속을 하는 경찰 공무원을 적극적으로 속였다거나, 직무 집행을 저지한 것은 아니기에 법을 어겼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호사들은 "형법상 '공무상 비밀누설죄' 역시 적용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공무원이 법령에 따른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면, 2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한다(제127조).


이와 관련해 장현경 변호사는 "시간과 장소가 언제든 변경될 수 있는 음주단속 정보를 형법이 말하는 공무상 '비밀'이라 보긴 어려울 것 같다"고 봤다.


목지향 변호사는 "만약 음주단속 내부 정보를 경찰이 하동군 공무원에게 전달한 거라면, 이 경우에 한해서는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할 것"이라면서도 하동군 공무원들에게 이를 적용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공무원 등은 처벌해도 그 비밀을 '누설 받은' 이는 공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라는 게 목 변호사의 이야기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참진'의 목지향 변호사, '법무법인 대건'의 장현경 변호사. /법무법인 참진 제공·로톡DB
'법무법인 참진'의 목지향 변호사, '법무법인 대건'의 장현경 변호사. /법무법인 참진 제공·로톡DB


사실 이러한 음주단속 정보 공유문제는 비단 하동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애플리케이션만 받아도,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음주단속 정보를 미리 알 수 있기 때문.


경찰청은 이러한 서비스가 "음주단속을 방해하는 행위"로 보고 있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현행법상으로는 이를 제재할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해 8월, 정보통신망으로 음주 측정 일시나 장소 등을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지만 현재까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독자와의 약속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