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파만파 퍼진 '조두순 목격담'…변호사와 최초 게시자가 질 책임을 분석해봤다
일파만파 퍼진 '조두순 목격담'…변호사와 최초 게시자가 질 책임을 분석해봤다
최근 인터넷에 올라온 '마트에 간 조두순' 목격담과 사진
법무부와 경찰 "조두순 아니다"⋯엉뚱한 시민이 조두순으로 오해받아
애꿎은 피해자 만든 최초 사진 게시자, 어떤 법적 책임 지게 될까

지난 1일 "조두순이 마트에서 소주를 구매했다"는 목격담이 올라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 연합뉴스⋅MLBPARK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출소 후 두문불출하던 조두순이 "마트에서 소주를 샀다"는 목격담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일, 목격자인 누리꾼 A씨가 조두순이라며 한 남성의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했지만, 다른 사람이었던 것.
사진에는 마트를 방문한 중년 부부가 찍혀 있었다. 흰 머리의 남성 B씨는 모자와 마스크를 쓴 상태였는데, 출소 직후 조두순의 모습과 비슷했다. 그 앞에는 소주 박스가 담긴 카트가 있었다.
여기에 "(발목에) 전자발찌 보이냐"는 설명도 덧붙인 A씨. 사람들이 A씨의 말을 믿으면서 "국민 세금으로 마트에 가도 되냐" "조두순이 술 마셔도 되냐" 등의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당시 진짜 조두순은 집에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조두순은 외출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해를 받은 B씨 측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잘못된 사실"이라며 최초 게시자 A씨를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애꿎은 피해자를 만든 A씨는 법적으로 어떤 책임을 지게 될까.
일산 법률사무소 더엘의 박준제 변호사는 다음 두 가지 혐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① 초상권 침해
다른 사람의 얼굴을 동의 없이 공개하면 '초상권'이 문제가 된다. A씨의 경우도 허락 없이 B씨의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기 때문에 초상권 침해에 해당한다.
다만, A씨의 책임은 B씨에게 민사상 손해배상을 해주는 것에 국한된다. 초상권 침해는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박준제 변호사는 "타인의 사진을 함부로 게시한 점은 초상권 침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초상권 침해에 대한 형사적 처벌 규정이 없어 민사상 손해배상이 가능하다"고 했다.
즉, B씨는 A씨에게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피해를 구제받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손해배상금액은 어느 정도일까. 박 변호사는 "B씨가 공인(公人)이 아니고 일반 사인(私人)이라 금액이 크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② 명예훼손 또는 모욕죄
A씨의 글이 올라온 뒤 언론은 일제히 '조두순 마트 목격담'을 보도했다. B씨는 자기도 모르게 범죄자로 오해받고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았다. 이 때문에 B씨는 충분히 명예가 훼손됐고 모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박준제 변호사는 "처벌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박 변호사는 "A씨가 B씨를 조두순이라고 인식하고, 오해를 한 상태로 주류 구매 사실 자체를 알리려는 의도가 강했다고 보인다"고 했다. A씨는 조두순으로 오해하고 B씨의 사진을 올렸을 뿐, "B씨의 명예를 훼손하겠다" "모욕하겠다"라는 고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명예훼손과 모욕의 경우 '고의'가 인정되어야 처벌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일로 언론사들도 지적을 받았다. 사진 속 인물이 조두순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조두순으로 단정하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일반인인 B씨의 얼굴이 인터넷에 빠르게 퍼진 이유다.
이에 대해 박준제 변호사는 "언론사들은 조두순인지, 다른 사람인지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이 경우는 B씨가 언론사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손해배상금액에 대해서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실제 재판에서 인정되는 금액을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추가적으로 언론사에 기사 삭제와 정정 보도를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로톡뉴스= 박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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