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연락해보겠다”는 집주인 계약만기 코앞, 전세금 떼일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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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연락해보겠다”는 집주인 계약만기 코앞, 전세금 떼일 위기

2025. 09. 13 09:5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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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미반환 위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집주인에게 전세금 반환을 문의하니 '부동산에 연락해보겠다'는 말만 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회피하는 듯합니다.”


이직 때문에 계약 만료 두 달 전 집을 비워준 A씨는 약속된 9월 15일, 거액의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까 봐 밤잠을 설치고 있다.


A씨의 전세 계약 만료일은 9월 15일.


새로운 직장 때문에 7월에 미리 이사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그는 두 달 전인 5월부터 집주인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다음 세입자를 구할 수 있도록 집을 부동산에 내놓는 등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계약 만료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집은 나가지 않았고, 집주인의 태도는 미지근하기만 했다.


“구체적인 반환 계획을 회피하는 느낌”에 불안해진 A씨는 결국 법률 전문가의 문을 두드렸다.


이사 먼저 했는데… 내 보증금, 괜찮을까? '대항력' 지키는 첫 단추

A씨처럼 계약 만료 후 보증금을 받지 못할 것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하나같이 '임차권등기명령'을 꼽았다.


임차권등기란, 세입자가 이사를 가거나 주민등록을 다른 곳으로 옮기더라도 기존 주택에 대한 권리(대항력과 우선변제권)를 그대로 유지시켜주는 법적 장치다.


김경수 변호사(법무법인 창경)는 “보증금 반환이 불투명하다면 계약 만료일 다음 날인 9월 16일 즉시 관할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야 한다”며 “등기가 완료되기 전에 이사를 가거나 전입신고를 빼면 대항력을 잃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A씨처럼 이미 집을 비운 경우, 등기가 완료될 때까지는 집 비밀번호를 바꾸고 점유를 유지하는 등 권리 상실을 막기 위한 조치가 필수적이다.


“돈 없다” 버티는 집주인, 어떻게 압박해야 하나? '연 12% 이자'의 마법

임차권등기로 방어막을 쳤다면, 이제 공격에 나설 차례다. 전문가들은 '지급명령 신청'이나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을 통해 집주인을 압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급명령은 집주인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소송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집행권원(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권리)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다. 만약 집주인이 다툴 경우엔 정식 소송으로 이어진다.


전준휘 변호사(법률사무소 무율)는 “소송에서 이기면 판결과 함께 연 12%의 지연이자까지 받을 수 있다”면서 “지연이자가 계속 불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임대인 스스로 돈을 마련하려 노력하게 만드는 강력한 압박 수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소송에 앞서 '보증금 미반환 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집 팔아도 돈 못 받을 것 같다면? '가압류'라는 최후의 카드

만약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렵거나 재산을 빼돌릴 위험이 있다면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바로 '가압류'다. 가압류는 소송에서 이겼을 때를 대비해 집주인의 다른 재산을 미리 묶어두는 절차다.


안정현 변호사(IBS법률사무소)는 “임대차보증금과 주택 시세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임차권등기만으로 부족할 수 있다”며 “임대인의 다른 부동산이나 예금 등 재산에 대해 가압류 신청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승소 판결을 받고도 집주인에게 돈이 없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보험'인 셈이다.


결국 A씨가 소중한 전세금을 지키는 길은 '신속하고 단호한 법적 대응'에 달려있다. ①계약 만료 직후 '임차권등기'로 권리를 지키고, ②'지급명령'이나 '소송'으로 집주인을 압박하며, ③필요시 '가압류'로 실질적인 회수 수단을 확보하는 3단계 전략이 핵심이다.


법의 문턱은 높고 과정은 불안하지만, A씨의 정당한 권리 행사는 '나쁜 임대인'에게 보내는 강력한 경고이자, 비슷한 처지의 다른 세입자들에게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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