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16분 만에 튀겼는데 "재탕" 별점 테러…처벌 가능한가요?
주문 16분 만에 튀겼는데 "재탕" 별점 테러…처벌 가능한가요?
조리시간 16분 기록에도 “재탕” 주장
점주, 법적 대응 칼 빼들었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주문 즉시 16분 만에 갓 튀겨낸 치킨에 “재탕한 것 같다”는 악성 리뷰가 달렸다. 점주가 음식 회수를 요청하자 잠적한 고객.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과거 다른 가게에 남겼던 유사 리뷰까지 급히 삭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명백한 조리 기록을 손에 쥔 점주는 결국 칼을 빼들었다. 허위 리뷰는 어디까지 표현의 자유이고 어디부터 범죄일까?
"16분 만에 조리" vs "재탕 치킨 왔다"…진실게임의 서막
사건은 지난 5월 29일 저녁에 시작됐다. 19시 35분, 배달앱 ‘배민’을 통해 치킨 주문이 접수됐다. 매장에서는 주문 즉시 신선육으로 조리를 시작해 19시 51분, 정확히 16분 만에 조리를 마쳤다.
본사 매뉴얼상 순수 튀김 시간만 10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재탕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치킨은 20시 11분에 고객에게 무사히 배달됐다.
하지만 불과 31분 뒤인 20시 42분, 고객은 배민을 통해 “재탕 치킨 같다, 비리다”며 환불을 요구했다.
점주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음식을 회수하겠다”고 하자 고객은 돌연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그리고는 배민 리뷰 창에 “재탕한 거 같은 음식이 왔어요 색도 까맣고 비려서 먹기 힘드네요”라는 글과 함께 별점 테러를 감행했다.
음식 회수 거부·과거 리뷰 삭제…악의 가리키는 정황들
점주의 분노는 고객의 다음 행동에서 폭발했다. 점주가 팩트에 기반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고객이 과거 다른 매장에도 “재탕”이라는 키워드를 써서 남겼던 악성 리뷰들을 급하게 삭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이번 리뷰가 우발적인 불만 표출이 아닌, 상습적인 악의 행위일 수 있다는 강력한 정황이다.
이러한 행동의 법적 의미에 대해 법무법인 우선의 이민철 변호사는 “무엇보다 매장 측의 정당한 음식 회수 요청을 피하여 잠적한 점은, 해당 리뷰가 허위라는 점과 작성자에게 영업을 방해할 비방 목적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중요한 정황 증거로 작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KB의 김태안 변호사는 “음식 회수를 피한 점은 그 자체로 고의를 확정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환불 요구 직후 제품 확인을 거부하고, 법적 대응 예고 뒤 같은 재탕 표현 과거 리뷰를 삭제했다면 악의나 허위 인식의 간접정황으로 쓸 수 있습니다”라고 분석해, 해당 정황이 고의성을 입증하는 강력한 보조 자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의견과 허위 사실 사이…법의 심판대에 선 '재탕' 리뷰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고객 리뷰가 단순 ‘의견 표현’인지, 아니면 처벌 가능한 ‘허위 사실 적시’인지 가리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재탕'이라는 단정적인 표현과 16분이라는 명백한 조리 기록이 존재해 허위 사실 적시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법률사무소 한강 김전수 변호사는 “만약 일반 이용자가 해당 리뷰를 읽고 이 매장은 실제로 남은 음식을 다시 판매한다고 인식할 정도라면 명예훼손 문제가 검토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동시에 성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판례에서도 허위 리뷰 게시 행위가 두 죄에 모두 해당할 경우, 하나의 행위가 여러 범죄에 해당하는 상상적 경합으로 보아 더 무거운 죄의 형으로 처벌한다.
삭제된 과거 리뷰, 상습범 가중처벌 가능할까?
점주를 더욱 분노케 한 것은 고객의 상습적인 행태다.
법무법인 파운더스 이주헌 변호사는 “타 매장 리뷰 삭제 전 캡처본이 확보되어 있다면 즉시 공증 또는 화면녹화로 보전하십시오”라며 증거 확보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영장 등을 통해 배달 플랫폼 서버에 남은 기록을 확보하면 상습성을 입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습범 가중처벌에는 법적 한계가 명확하다. 현행 형법상 업무방해죄에는 상습범을 가중처벌하는 별도 규정이 없다.
따라서 과거의 여러 허위 리뷰 행위가 밝혀지더라도 이는 각각의 범죄로 취급되어 경합범으로 처벌될 뿐, 상습범이라는 이름으로 형이 가중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반복적인 범행은 재판 과정에서 불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되어 실질적인 처벌 수위가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