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인데 비번 누르고 수시로 들락날락” 시어머니 무단침입, 주거침입죄 될까
“내 집인데 비번 누르고 수시로 들락날락” 시어머니 무단침입, 주거침입죄 될까
변호사들 “주거침입 성립 어려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시어머니의 잦은 무단침입과 이혼 시 재산 분할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커리어를 중시해 출산을 포기한 A씨 부부는 공용 계좌에 생활비와 아파트 매수 자금만 반반씩 넣는 방식으로 생활해왔다.
갈등은 시어머니가 이 매수 자금을 "투자해 불려주겠다"며 억지로 가져가면서 시작됐다.
이를 따지는 A씨에게 남편은 "엄마가 남이냐"며 적반하장으로 나왔고, 시어머니는 "애도 안 낳으면서 돈 욕심만 많아 내 아들 등골을 빼먹는다"고 폭언을 퍼부었다.
급기야 시어머니가 친정 부모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비난하자 A씨는 이혼을 요구했고, 남편은 본가로 떠났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남편이 나간 뒤, 시어머니가 아들 물건을 챙긴다며 사전 연락도 없이 수시로 도어록 비밀번호를 누르고 A씨 혼자 사는 집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남편은 "우린 아이도 없고 소득도 각자 관리했으니 나눌 재산이 없다"며 재산 분할을 거부하고 나섰다.
전세 계약과 대출이 모두 A씨 명의이고 상환도 더 많이 해왔던 A씨는 아이를 키우지 않은 점이 재산 분할에 불리하게 작용할지, 시어머니의 무단침입을 어떻게 막아야 할지 조언을 구했다.
시어머니 폭언은 이혼 사유⋯재산 분할은 “각자 소득이라도 부부 공동재산”
우선 시어머니의 선을 넘은 막말은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이준헌 변호사는 “시어머니가 A씨와 친정 부모님에게까지 연락해서 심한 폭언을 하셨기 때문에 이혼 사유가 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 민법은 배우자의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를 이혼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남편 주장처럼 ‘아이도 없고 돈 관리도 따로 했으니 나눌 재산이 없다’는 논리는 법정에서 통할까.
이준헌 변호사는 “각자 번 돈을 각자가 가져가게 될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부부가 소득을 각자 관리했다고 해도, 혼인 중에 올린 소득과 이를 바탕으로 형성한 재산은 일단 부부 공동재산으로 보게 된다”며 이번 사건 역시 통상적인 재산 분할 절차를 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어머니가 일방적으로 가져간 아파트 매수 자금 역시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이준헌 변호사는 “시어머니가 부부가 함께 모은 아파트 매수 자금을 가지고 갔다고 해도, 그 돈은 부부가 보유하는 것으로 추정해서 분할 대상인 재산에 포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소송 중 금융 거래정보 제출 명령 등을 통해 해당 금액을 명확히 입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아이가 없고 살림을 하지 않은 점은 재산 분할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
이준헌 변호사는 “육아는 공동으로 하는 것이지 당연히 엄마가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출산과 육아를 하지 않은 것이 재산 분할 비율을 산정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비밀번호 누르고 맘대로 들어오는 시어머니, 주거침입죄 처벌은 ‘난항’
A씨가 가장 공포를 느끼는 시어머니의 수시 침입 문제에 대해, 변호사들은 법적 처벌이 까다롭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이준헌 변호사는 “안타깝게도 시어머니가 집에 오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막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아직 공동 주거자의 지위가 박탈되었다고 볼 정도는 아니다. 시어머니가 찾아오시는 것에 공동 주거자인 남편의 승낙이 있다고 볼 수가 있기 때문에, 시어머니가 집에 오시는 것을 주거 침입으로 신고하는 등의 방법으로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사한 사례에서 남편의 암묵적 승낙이 있었다고 보아 주거침입죄가 인정되지 않은 판례가 존재한다.
결국 법적 처벌보다는 물리적인 차단과 기록 확보가 우선이라는 조언이다.
이준헌 변호사는 “시어머니가 불쑥불쑥 찾아오시는 것은 명확히 반대 의사를 고지하시고, 현관 비밀번호도 바꿔보신 뒤에, 그래도 계속 찾아오신다면 경찰에 신고를 해서 협조를 구하시는 방법을 한번 시도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