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자랑한 '전여친 알몸사진'…익명으로 지인 신고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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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자랑한 '전여친 알몸사진'…익명으로 지인 신고할 수 있나요?

2026. 07. 23 13:59 작성
송광범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kb.so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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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의심 사진 보여준 지인

고발하려니 신원 노출될까 걱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최근 지인 B씨에게서 충격적인 사진들을 봤다. B씨는 A씨에게 자신이 원나잇 상대와 합의 하에 찍었다는 나체 사진 서너 장과 전 여자친구의 알몸 뒤태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했다.


A씨는 전 여자친구의 사진이 불법촬영물일 수 있다고 의심했다. 죄책감과 분노에 경찰에 고발하기로 마음먹었다. B씨가 사진을 보여주며 말한 내용은 녹음도 해뒀다.


하지만 한 가지가 마음에 걸렸다. B씨가 수사 과정에서 고발장을 들여다보고 자신을 알아챌 수 있다는 우려였다. 선의로 제보하려다 보복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A씨는 신원을 숨긴 채 B씨의 범죄를 알릴 방법은 없는지 변호사들에게 물었다.


합의 촬영도 동의 없이 보여주면 '성범죄'


우선 B씨의 행위는 성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 설령 촬영에 동의했더라도, 이를 동의 없이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행위는 별개의 범죄가 되기 때문이다.


희담 법률사무소 김기훈 변호사는 "전 여자친구의 나체 사진이 불법촬영물이라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의 하에 찍은 사진이라도 피촬영자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보여준 행위는 같은 조 제2항의 반포·제공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짚었다.


성폭력처벌법(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카메라 등을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촬영 당시에는 동의했더라도 사후에 그 의사에 반하여 반포·제공 등을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완전 익명'은 어렵지만…신원 보호 방법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완전한 익명으로 고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다양한 법적 장치를 통해 신원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변호사들은 피의자(가해자로 지목된 사람)가 수사기록 정보공개를 청구하더라도 고발인의 인적사항이 그대로 공개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수사 중인 사건 정보는 그 자체로 비공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는 "성폭력범죄를 신고한 사람을 조사할 때에는 신고인의 인적사항을 수사기록에 그대로 드러내지 않는 등 특정범죄신고자 보호절차가 준용될 수 있다"며 "일반적인 정보공개청구만으로 신원이 당연히 공개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법률상 보호조치를 받더라도 완벽히 안심할 수는 없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피고발인이 녹음 내용이나 사진을 보여준 장소와 대화 경위를 통해 제보자를 추정하는 것까지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진술 내용만으로도 B씨가 '이 말을 한 사람은 A씨뿐'이라고 눈치챌 가능성은 남는다는 것이다.


'변호사 대리 고발'로 신원 노출 필터링해야


신원 노출 위험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변호사들은 '변호사 대리 고발'을 조언했다.


변호사가 고발을 대리하면 고발장 표지에 대리인인 변호사 위주로 노출하고, 모든 서류 제출과 수사기관과의 소통을 변호사 명의로 진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A씨의 신원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케이앤디법률사무소 한수연 변호사는 "변호사와 상의하여 녹취 내용을 그대로 제출하는 대신, 피의자가 범행을 자백하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요약본과 핵심 음성 파일 일부만 제출하는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거인 녹취록에서 A씨의 답변 부분을 최대한 비식별화(A, B씨 등으로 표기)해 제출하는 것도 방법이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윤승진 변호사 역시 "변호사를 선임하여 '가명 조서' 작성을 강력히 요청하여 신원 노출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며 "고발 시 담당 수사관에게 피의자의 보복 우려를 명확히 고지하고 '성폭력범죄 신고인 보호조치'를 통해 인적 사항 기재를 생략할 것을 확약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지헌 임대환 변호사는 "'고발'이 아닌 '참고자료 제공(제보)' 형태로 시작하며 수사관과 보호 필요성을 먼저 협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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