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직원이 "버린 줄 알았다"는 140만원 지갑…절도죄 될까요?
청소 직원이 "버린 줄 알았다"는 140만원 지갑…절도죄 될까요?
병원 샤워실에서 지갑 분실
병원에 배상 청구할 수 있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병원 샤워실에 둔 140만 원짜리 명품 지갑이 사라졌다. 청소 직원은 "지갑인 줄 알았지만 버리는 건 줄 알았다"고 해명했지만, 피해자는 황당할 따름이다.
변호사들은 '점유이탈물횡령'을 넘어 '절도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CCTV 확보가 사건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열쇠라고 입을 모았다.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 현실적인 피해 회복 방법은 무엇일까?
"가져간 것 아닌데"…절도죄 가능성, 왜?
병원 샤워실에서 140만 원짜리 에르메스 카드지갑과 차키를 잃어버린 A씨. 그에게 돌아온 것은 "지갑인 건 봤지만 버리는 건 줄 알았다"는 청소 직원의 해명이었다.
A씨는 "지갑인 걸 인지했는데 가져가신 건지 진짜 버린 건지 제 입장에선 알 수가 없습니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처럼 직원이 물건을 가져가지 않고 '버렸다'고 주장하면 죄를 묻기 어려울까?
단순히 잃어버린 물건을 가져가는 '점유이탈물횡령죄'의 경우 고의를 입증하기 까다롭다.
법무법인 태림 임장범 변호사는 "청소 직원이 실제로 지갑을 가져간 것이 아니라 쓰레기로 오인해 폐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 횡령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률사무소 이룰성 성근모 변호사는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바로 '절도죄'다.
성 변호사는 "병원 샤워실은 관리자의 지배가 미치는 공간이므로, 엄밀히는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아닌 절도죄 성립 여부를 검토해야 합니다"라고 분석했다.
병원처럼 관리자가 있는 공간의 물건은 단순히 주인이 잃어버린 물건이 아니라 관리자의 점유 아래 있는 물건으로 본다.
따라서 이를 허락 없이 가져가거나 처분하면 절도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청소원이 지갑임을 알고도 임의로 처분했다면 불법영득의사(불법적으로 가지려는 의사)가 인정되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병원에 돈 물을 수 있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금전적 피해를 보상받을 길은 더 명확해 보인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병원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유력하다고 조언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더 유력한 방향은 병원 측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병원은 고객 물품을 관리할 의무가 있고, 소속 직원이 업무 중 일으킨 손해에 대해 사용자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 직원이 스스로 '지갑인 줄 알았다'고 인정한 점이 결정적이다.
임 변호사는 "청소 아주머니 스스로 지갑인 것을 보고 알았다고 인정한 부분은 입증에 유리하게 작용합니다"라며 "에르메스 카드지갑 정가 140만 원과 차키 교체 비용은 충분히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법무법인 태림 임장범 변호사는 "다만 이용자가 물건을 두고 나온 사정도 있어 병원 측 책임이 전부 인정되기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라며 A씨의 과실이 일부 참작돼 배상액이 조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진실은 CCTV 안에"…변호사들의 만장일치 조언
그렇다면 A씨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만장일치로 CCTV 영상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청소 직원의 해명이 사실인지, 아니면 지갑을 몰래 챙겼는지를 밝힐 유일한 객관적 증거이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제일로 배경민 변호사는 "샤워실 내부는 어렵겠지만 출입구, 복도, 청소도구 보관장소, 쓰레기 수거 장소 CCTV를 통해 청소 직원이 실제로 지갑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법률사무소 이룰성 성근모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지갑에 있던 카드의 사용 내역을 즉시 조회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조언했다.
만약 카드 사용 흔적이라도 나온다면, 직원의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나고 강력한 형사 처벌 증거가 될 수 있다. 결국 140만 원짜리 지갑의 행방은 CCTV에 담긴 진실에 따라 법적 책임 무게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