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퇴사에 음란물 꼬투리 잡으며 1600만원 청구한 회사…되레 돈 물어주고 형사처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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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퇴사에 음란물 꼬투리 잡으며 1600만원 청구한 회사…되레 돈 물어주고 형사처벌까지

2025. 10. 10 17:4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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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역공에 무너진 회사의 완패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퇴사한 직원이 음란물을 봤다며 16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회사가 소송에서 완패하고, 오히려 경영자가 형사처벌까지 받는 자충수를 뒀다. 직원의 퇴사를 둘러싼 회사의 분노가 담긴 소송은, 결국 스스로를 겨눈 칼이 되어 돌아왔다.


"업무 파일 삭제에 음란물 시청까지" 회사의 분노, 법정을 향하다

사건의 시작은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재무팀장 B씨를 상대로 제기한 1624만원짜리 손해배상 소송이었다. 회사는 B씨가 무단결근하고 인수인계를 부실하게 해 다른 직원 2명의 급여 1425만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업무용 컴퓨터 파일 44개를 삭제해 포렌식 비용 73만원이 들었고, 3개월간 약 40시간 동안 음란물을 보거나 이직 준비를 했다며 125만원을 추가로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냉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이문세 판사는 회사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재판부는 "B씨가 업무 인계인수서를 제출했고 퇴사 후에도 회사에 방문해 인수인계를 했다"며 인수인계 의무를 어겼다고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파일 삭제 역시 "퇴사 전부터 주기적으로 파일을 삭제하며 업무를 처리해 온 것으로 보인다"며 악의적인 방해 행위로 단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음란물 시청'이라는 자극적인 주장마저 "간헐적으로 한 것으로 보이고, 이로 인해 업무가 실질적으로 지연됐다는 증거가 없다"며 배척했다. 회심의 일격은 단 하나의 상처도 입히지 못한 채 허공을 갈랐다.


"못 받은 월급부터 달라" 직원의 역공, 형사고소로

수세에 몰렸던 직원 B씨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회사가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주지 않았다며 맞소송(반소)을 제기하는 동시에, 회사의 실질 경영자 A씨를 임금체불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소하며 역공에 나섰다. 민사소송으로 시작된 다툼이 형사 법정으로 번지는 순간이었다.


형사재판에서 A씨는 "B씨가 회사에 손해를 끼쳤기에 임금을 상계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일축했다.


1심 재판부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손해배상채권이 있더라도 이를 이유로 임금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는 근로기준법의 대원칙을 명확히 하며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 A씨가 뒤늦게 체불 임금을 모두 지급한 점이 참작돼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그의 임금체불 행위가 유죄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자충수가 된 1600만원 소송…법원이 남긴 냉정한 교훈

경영자의 형사 유죄 판결은 민사소송의 결과를 결정지었다. 민사 법원은 형사 판결을 근거로 회사가 B씨에게 체불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못 박았다.


결국 회사는 B씨에게 청구했던 1624만원은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오히려 밀린 임금 347만원과 연 20%에 달하는 지연이자까지 모두 물어줘야 하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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