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2000억 전액 환불, 법적 책임 피할 구제책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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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2000억 전액 환불, 법적 책임 피할 구제책 될까?

2026. 02. 02 17:36 작성2026. 02. 10 16:00 수정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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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 원 규모 환불과 강원기 본부장 경질로 배수진

법조계 “자발적 보상과 법 위반은 별개” 냉정한 평가

넥슨 강대현 대표

넥슨이 최근 방치형 모바일 게임 ‘메이플 키우기’에서 발생한 확률 누락 및 성능 오류 사태에 대해 서비스 출시 이후 결제된 모든 금액을 환불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동시에 ‘메이플스토리’ 지식재산권(IP)의 상징적 인물인 강원기 본부장을 보직 해임하는 고강도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환불 규모가 최대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는 가운데, 이러한 초유의 대응이 향후 이어질 법적 공방에서 넥슨에 유리한 구제책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출 1위 기록하던 ‘메이플 키우기’, 확률 은폐와 성능 오류로 신뢰 붕괴

넥슨코리아는 지난 2일 사내 공지를 통해 강대현 공동대표가 ‘메이플본부’ 본부장을 겸임하고, 기존 강원기 본부장을 보직 해임했다고 밝혔다. 강 본부장은 PC ‘메이플스토리’ 디렉터를 거쳐 IP 전반을 총괄해 왔으나, 이번 사태의 관리 책임을 물어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11월 에이블게임즈와 공동 개발해 출시한 ‘메이플 키우기’에서 시작됐다. 출시 직후 양대 앱 마켓 매출 1위를 기록했으나, 이용자들이 직접 찾아낸 시스템 결함이 드러나며 논란이 증폭됐다.


넥슨이 밝힌 '메이플 키우기' 코드 오류 /연합뉴스
넥슨이 밝힌 '메이플 키우기' 코드 오류 /연합뉴스


구체적으로는 유료 재화로 능력치를 재설정하는 ‘어빌리티’ 시스템에서 약 한 달간 최대 수치가 등장하지 않도록 설정되어 있었음에도 이를 공지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게임 내 표시된 ‘공격 속도’ 수치가 실제 전투 성능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 하자가 확인됐으며, 사용 시 유료 재화를 즉시 획득할 수 있는 ‘빠른 사냥 티켓’이 게임산업법상 확률 공개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공시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운영진은 이러한 치명적인 오류를 인지하고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몰래 수정한 정황이 포착됐고, 이에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지난 1월 28일 이용자 1,507명의 위임을 받아 공정거래위원회에 넥슨을 기만적 행위로 신고했다.


전액 환불 결정했지만... ‘징벌적 손해배상’ 피하기 어려운 이유

법조계에서는 넥슨의 이번 환불 조치가 이용자들의 금전적 피해를 보전하는 데는 기여하겠지만, 이미 발생한 법률 위반 행위 자체를 지울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개정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산업법)’ 제33조의2는 확률 정보를 거짓으로 표시하거나 은폐하여 이용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고의성이 인정되면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규정하고 있다.


넥슨이 오류를 인지하고도 고지 없이 수정한 행위는 법 제33조 제2항의 확률형 아이템 표시의무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법원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에 관한 정보가 소비자의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전자상거래법 제21조가 금지하는 ‘기만적 방법에 의한 소비자 유인’ 및 상품의 중대한 하자를 은폐하여 이용자의 청약철회를 방해한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자발적인 전액 환불은 민법상 ‘화해’ 또는 ‘손해배상액의 일부 변제’ 성격을 가질 수 있으며, 이는 향후 재판이나 행정처분 과정에서 감경 사유로 고려될 수 있다.


그러나 법조계 관계자는 “징벌적 손해배상은 단순 피해 복구를 넘어 해당 기업의 위법 행위를 징벌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목적이 크다”며 “넥슨이 수천억 원을 지출하더라도, 법 위반의 고의성이 뚜렷하다면 추가적인 배상 책임이나 형사 처벌을 완전히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원기 본부장 해임의 법적 의미와 향후 전망

인사 조치 측면에서도 쟁점은 남는다. 넥슨은 강원기 본부장의 해임을 통해 책임 경영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는 내부적인 징계 절차의 일환이다. 대법원은 사용자의 인사권 행사를 폭넓게 인정하면서도(대법원 2002. 5. 31. 선고 2000다18127 판결), 보직 해임이 징계의 성격을 가질 경우 그 사유가 명확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해임은 대외적으로 “조사 결과에 상응하는 조치”임을 공표한 만큼, 넥슨 내부적으로도 이번 사태를 단순 과실이 아닌 중대한 책임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자인한 꼴이 됐다. 이는 역설적으로 이용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넥슨의 과실이나 고의성을 입증하는 증거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넥슨의 이번 대응은 소송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보이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와 향후 제기될 수 있는 민사 소송의 향방에 따라 넥슨이 짊어져야 할 최종적인 법적 비용은 환불액인 2,000억 원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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