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면 책임 못 져요" 임산부 출입 막은 수영장…명백한 '차별'입니다
"사고 나면 책임 못 져요" 임산부 출입 막은 수영장…명백한 '차별'입니다
관리 책임 이용객에 전가하는 차별 행위
인권위 개선 권고 가능성 매우 높아

임신 7주 차 여성의 수영장 출입을 금지한 스포츠센터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됐다. /셔터스톡
3년간 매일같이 찾았던 익숙한 수영장이었다. 하지만 임신 7주 차, 가방에 달린 작은 임산부 배지 하나가 30대 직장인 A씨를 수영장 출입문 앞에서 가로막았다.
스포츠센터 직원은 "임산부는 다닐 수 없다. 예전에 사고가 났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수영장 규정 어디에도 없는 '임산부 출입 금지' 조치가 내려진 순간이었다.
"다른 이용자 부담"…안전인가, 책임 회피인가
스포츠센터 측은 A씨의 안전과 다른 이용객을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한 관계자는 "(A씨에게) 양해를 구했다. 그러다 사고가 생겨 돌연 유산됐다고 하면 가해자는 어떻겠는가. 마음의 부담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기 싫다는 속내를 '안전'이라는 말로 포장한 것이다.
하지만 A씨는 3년간 꾸준히 수영을 해왔고, 담당 산부인과 의사 역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수영을 권장한 터였다. A씨는 "임신했다는 이유로 다니지 못하는 선례를 남기면 다른 임산부들도 숨기고 다니게 될 것"이라며 "이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A씨는 이 문제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제소했다.
법의 판단은 명확…'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
스포츠센터의 조치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 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임신 또는 출산을 이유로 상업시설 이용 등에서 특정인을 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명백한 차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센터는 시설 관리 주체가 마땅히 져야 할 '안전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고, 가장 손쉬운 방법인 '출입 금지'를 통해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이미 비슷한 선례도 있다. 지난 2020년, 한 아파트 수영장이 안전사고 위험을 이유로 미성년자의 출입을 금지하자, 인권위는 "특정 대상 전체의 시설 사용을 막는 것은 차별"이라며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이 사건의 본질은 '안전'이 아닌 '차별'과 '책임 전가'의 문제다. A씨의 제소에 대해 인권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