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몰랐어요" n번방 변명 안 통한다, 단 '한 경우'만 제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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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몰랐어요" n번방 변명 안 통한다, 단 '한 경우'만 제외하고

2020. 03. 31 12:42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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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사건 관련 "몰랐다"는 주장 총망라⋯변호사 5명과 처벌 여부 분석해봤다

한 가지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몰랐어도 처벌 가능성 높다"

'n번방' 사건이 터진 이후, 인터넷엔 여러 형태의 "몰랐다"는 게시글이 범람하고 있다. 이 주장이 법원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 변호사 5명과 함께 내다봤다. /로톡DB

"진짜진짜 n번방인지 몰랐어요."

"재생하기 전까지 그런 내용인지 몰랐어요."

"성인 동영상인 줄 알고 다운받았어요. 이제 저 어떻게 되는 거죠?"


'n번방' 사건이 터진 이후, 인터넷엔 여러 형태의 "몰랐다"는 게시글이 범람하고 있다. 하소연의 디테일은 다르지만, 결국엔 '한 가지' 질문으로 귀결된다. "몰랐는데 처벌될까요?"


로톡뉴스는 'n번방'과 관련한 여러 "몰랐다"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 정리했다. 구체적으로는 각각의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지 변호사 5명과 함께 내다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몰랐다"는 말로 처벌을 피하거나 감경받을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변호사들은 대체로 'n번방'에 입장한 이상 몰랐다는 주장이 통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히려 "몰랐다"는 주장이 "반성하지 않는다"는 태도로 비쳐, 재판에서 가중처벌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몰랐다"는 변명 통할까? 변호사 5명에게 물어봤다

'n번방' 관련한 여러 "몰랐다"는 주장은 다음 5가지 경우로 분류할 수 있다.


① "n번방인지 모르고 들어갔어요"

② "들어가기만 했을 뿐, 대화나 시청 등 아무런 활동 안 했어요"

③ "성착취물 속 인물이 아동·청소년인지 몰랐어요"

④ "유포만 했지, 시청은 안 했어요"

⑤ "미성년자라 잘 몰랐어요"


"n번방에 대해 전혀 모르고 들어갔어요" : 처벌된다 1명 vs. 처벌 안 된다 4명

먼저 'n번방' 출입에 대해서다. 'n번방'의 성격을 알지 못한 채 들어갔다고 주장하는 경우다.


변호사들은 유일하게 이 경우에만 "처벌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다. 단, 돈을 내지 않아도 링크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무료방'의 경우에 한정했다. 유료방의 경우에는 'n번방'의 성격을 몰랐다는 주장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배제됐다.


변호사들이 처벌 가능성을 낮게 본 이유는 "범죄를 저지를 고의가 없다고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법무법인 참진의 이홍걸 변호사는 "범죄 행위가 벌어지는 공간임을 모르고 입장한 것이므로 이 경우에는 처벌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훈의 권오훈 변호사, 법무법인 윈스의 허왕 변호사도 처벌이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법무법인 이평의 박세훈 변호사도 처벌이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n번방이 미성년자 성착취물이 공유되는 대화방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입장했고, 촬영물을 '지속적으로' 시청한 정황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처벌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폐쇄적인 n번방의 특수성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성착취물을 공유하는 대화방임을 알았다고 봐야 한다는 취지다.


법률자문(가나다순)
법률사무소 훈의 권오훈 변호사, 법무법인 이평의 박세훈 변호사,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 /로톡DB
법률사무소 훈의 권오훈 변호사, 법무법인 이평의 박세훈 변호사,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 /로톡DB


"n번방에 입장만 하고 아무것도 안 했어요" : 처벌된다 3명 vs. 처벌 안 된다 2명

변호사들은 유료방에 입장을 했다면 그때부터는 '처벌을 피하긴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복잡한 n번방의 구조 때문이다. n번방에서 활동하려면 텔레그램의 n번방을 찾아 들어가, 비트코인 등으로 돈을 송금한 다음, 신분증으로 본인 인증을 해야 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안병찬 변호사는 n번방에 입장했다면 성착취물을 공유하는 대화방이라는 걸 알았을 수밖에 없고, 이 대화방에 입장한 이상 처벌 대상이라고 봤다.


n번방에 참여하여 언제든 영상을 다운받을 수 있는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런 상황에 있었다면 아동음란물소지죄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기원의 강기원 변호사는 "성착취물 소지의 범위를 넓게 보아 n번방에 참여해 언제든 영상을 다운받을 수 있는 상태에 있었던 이상 아동음란물소지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세훈 변호사도 "n번방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이 주장은 애초에 받아들여지기가 어려워 보이므로, 근거로 삼는다고 해도 크게 실익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이홍걸 변호사는 "텔레그램 아이디 분실 등 특별히 (n번방 활동에) 가담할 수 없었던 사정들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했다.


반대로 단순히 대화방에 있었을 뿐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경우는 처벌이 어렵다는 입장도 있었다.


권오훈 변호사는 "n번방 입장 후에도 채팅, 성착취물 내려받기와 시청을 하지 않았다면 처벌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리 = 박선우 기자, 그래픽=박남규 디자이너


"영상 속 인물이 아동·청소년인 줄 몰랐어요" : 처벌된다 3명 vs. 처벌 안 된다 2명

텔레그램은 대화방에 올라온 영상을 재생하면 해당 영상이 다운로드된다. 기본 설정을 바꾸지 않는 한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방에서 한 번이라도 영상을 재생한 사람이라면, 그 영상을 다운로드한 것과 같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다운로드 받는 순간,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소지죄(아청법 제11조 5항)에 해당한다.


그런데 n번방의 성착취물을 성인 배우들이 연출한 포르노 영상으로 알았다고 하거나, 아동·청소년을 이용한 성착취물인지 몰랐다는 주장을 한다면 어떨까.


이에 안병찬 변호사는 "영상 속 인물이 아동⋅청소년인지 몰랐다고 입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여진다"며 처벌 가능성이 무게를 뒀다.


권오훈 변호사도 "(n번방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다운로드 받았다는 인식이 없었다는 주장은 일반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만약 재판을 받는 중에 그와 같은 주장을 한다면 오히려 반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양형에서 가중처벌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변호사들도 있었다.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소지죄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임을 '알면서' 소지한 자를 처벌하기 때문이다.


이홍걸 변호사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인지 알지 못했다면 아청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며 "형벌의 구성 요건은 명확해야 하고, 자의적으로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허왕 변호사 역시 "(법적으로) 가능한 주장"이라며 처벌 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법률자문(가나다순)
법무법인 참진의 이홍걸 변호사, 법무법인 윈스의 허왕 변호사. /로톡DB


"링크만 공유했는데⋯문제 없을 줄 알았다" : 처벌된다 5명 vs. 처벌 안 된다 0명

성착취물을 '보지 않았다'에 방점이 찍힌 주장이다. 해당 영상에 접근할 수 있는 링크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했지만 "성착취물을 보지 않았으니 괜찮은 것 아니냐"는 항변이다.


하지만 변호사 5명 모두 몰랐다는 주장과 상관없이 "처벌된다"에 의견을 모았다. 아청법상 소지죄(내려받기)와 배포죄(전달)다.


박세훈 변호사는 "다운로드를 한 이상 '소지'가 성립하고, 유포를 한 이상 '배포'도 성립한다"며 "주장의 진위에 불구하고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의 소지와 배포죄가 성립한다"고 말했다.


허왕 변호사 또한 "범죄 인식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리 = 박선우 기자, 그래픽=박남규 디자이너


"미성년자라 잘 몰랐어요" : 처벌된다, 다만 양형에서 고려될 것 5명

만약 미성년자라면 어떻게 처벌될까. 변호사들은 형의 감경 또는 면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 만 14세 미만의 형사 미성년자라면 처벌받지 않는다. 다른 모든 범죄와 마찬가지로 형사책임을 질 수 없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그 나이를 넘었다면 만장일치로 "처벌된다"는 입장이었다.


안병찬 변호사는 "미성년자라도 복잡한 단계의 n번방 가입 절차를 거친 이상 범죄 인식을 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양형에는 반영될 수 있을 거라는 의견이 많았다. 권오훈 변호사는 "범죄 인식 여부와 관계없이 감경 적용을 한다"고 말했다.


박세훈 변호사는 "사리 분별이 어려울 정도로 어린아이라면 범죄의 고의가 없었다고 볼 여지도 있지만, 미성년자라는 사정만으로 범죄의 고의가 없다고 인정받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절차상 일반 형사재판이 아닌 소년보호사건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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