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차량 주차면에 경차 주차금지? 아파트 안내문, 법대로 하면 '종잇조각' 불과해
일반차량 주차면에 경차 주차금지? 아파트 안내문, 법대로 하면 '종잇조각' 불과해
경차의 일반 주차면 이용, 법적 금지 근거 없어
'강력 스티커' 붙이면 재물손괴·손해배상 책임

한 아파트에 부착된 일반차량 주차면에 경차 주차를 금지하는 안내문 모습. /보배드림 커뮤니티 캡처
최근 한 아파트에 붙은 안내문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경차 전용 구역이 비어있는데도 굳이 일반 주차면을 차지해 주차난을 가중시킨다는 게 관리사무소 측의 불만이다. 심지어 위반 시 '강력 접착제' 스티커를 붙이겠다는 엄포까지 놓았다.
이 안내문, 법적 효력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위법 소지가 다분하며, 스티커 부착 시 오히려 아파트 측이 처벌받을 수 있다.
경차는 일반 주차면에 대면 안 된다? "근거 없는 차별"
가장 먼저 따져볼 것은 '경차의 일반 주차면 이용 금지'가 정당한가이다.
주차장법은 경형자동차 전용주차구획을 일정 비율 이상 설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경차의 주차 편의를 위한 배려일 뿐, 경차를 일반 주차면에서 내쫓을 수 있는 금지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아파트 관리규약도 상위 법령인 주차장법이나 집합건물법을 위반할 수 없다. 대법원 역시 관리규약이 입주민의 공용부분 사용권을 과도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1다89910, 89927 판결).
즉, 경차 소유자도 아파트 입주민으로서 공용부분인 주차장을 평등하게 이용할 권리가 있다. 이를 원천 봉쇄하는 안내문은 법적 근거가 빈약한, 그저 '종잇조각'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강력 스티커' 참교육? 그러다 전과자 된다
더 큰 문제는 '강력 접착 스티커' 부착 예고다. 이는 명백한 범죄 행위가 될 수 있다.
강력 접착제로 스티커를 붙여 떼어내기 힘들게 만들거나, 제거 과정에서 유리창에 흠집이 생긴다면 형법상 '재물손괴죄'가 성립한다.
부산지방법원은 아파트 단지 내 주차 차량에 강력 본드로 주차 위반 스티커를 붙인 행위에 대해 재물손괴죄를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일시적으로 그 재물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도 재물 효용을 해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부산지방법원 2015고정2467 판결).
형사 처벌로 끝이 아니다.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져야 한다. 스티커 제거 비용, 유리창 복원 비용은 물론이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까지 물어줘야 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안내문은 주차난 해소라는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채, 갈등과 법적 분쟁만 부추길 공산이 크다. 경차 차주가 실제로 스티커 테러를 당한다면 관리사무소장이나 스티커를 붙인 직원을 재물손괴죄로 고소하고,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