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핑계' 제자 상습 성폭행 태권도 사범, 8천만원 합의로 징역 6년 감형
'상담 핑계' 제자 상습 성폭행 태권도 사범, 8천만원 합의로 징역 6년 감형
"나라도 네 편 돼줄게"
우울증 앓는 14세 제자 파고든 '그루밍'의 비극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가정 내 불화와 교우 관계로 우울증을 앓던 미성년 제자에게 상담을 해주겠다며 접근해 약 1년 6개월간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저지른 태권도 사범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제10-3형사부(재판장 정현경)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2025노2105)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2025년 10월 23일 밝혔다.
피고인 A씨는 서울 서대문구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던 사범으로, 2022년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피해자 D양(당시 14세)이 가정 폭력과 따돌림으로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A씨는 "나라도 네 편이 되어주겠다"며 다정하게 접근해 D양의 정서적 의존 상태를 만든 뒤, 이를 이용해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시작했다.
차량·탈의실 오가며 38회 성폭행… '성착취물' 영상까지 22개 제작
A씨의 범행은 2022년 10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장기간 이어졌다. 그는 주차장 내 차량 뒷좌석, 태권도장 탈의실 등에서 총 38회에 걸쳐 D양을 성폭행하거나 유사성행위를 저질렀다.
범행 수법은 단순한 폭력을 넘어선 '정서적 지배'였다. A씨는 피해자가 자신과의 관계가 단절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를 이용해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성행위를 강요했으며, 그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총 22개의 성착취물을 제작하기도 했다.
피해자 D양은 이 과정에서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 성행위로 인한 감염으로 자궁주위조직염 및 골반연조직염 진단을 받았으며, 반복되는 자살 사고와 악몽 등에 시달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얻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진정한 합의 아냐" 1심 징역 7년… 항소심서 '기습 합의'로 감형
앞서 1심 재판부(서울서부지방법원 2024고합461)는 "피고인은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임에도 피해자의 정서적 의존 상태를 이용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당시 A씨는 "피해자와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었다"며 위력 행사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그루밍'에 의한 성범죄로 보고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범행의 중대성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참작했다. 특히 피고인이 항소심 과정에서 피해자 측에 8,00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를 이끌어낸 점이 감형의 결정적 사유가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그 가족이 여전히 상당한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으나, 당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원심의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로 A씨는 징역 6년과 함께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10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등을 명령받았다.
[참고]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고합461 판결문 (2025. 6. 12. 선고)
[참고] 서울고등법원 2025노2105 판결문 (2025. 10. 23.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