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은 쉽다"며 불법 촬영 일삼은 외국인, 이제 한국이 쉽지 않다는 것 보여줄 차례
"한국 여성은 쉽다"며 불법 촬영 일삼은 외국인, 이제 한국이 쉽지 않다는 것 보여줄 차례
한국 여성들 불법 촬영해 웹사이트에 올린 영국인
인터폴 수배로 덴마크에서 검거된 뒤 최근 국내 송환
변호사와 예상해 본 불법 촬영범의 처벌 수위는?

"한국 여성은 쉽다"고 조롱하면서 서울 이태원 등지에서 여성들을 수십 차례 불법 촬영한 영국인 A씨가 국내로 송환됐다. A씨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변호사와 예상해봤다. /YTN 캡처
"한국 여성은 쉽다"고 조롱하면서 서울 이태원 등지에서 여성들을 수십 차례 불법 촬영한 영국인 A씨가 국내로 송환됐다. 지난 2018년,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태국을 거쳐 덴마크로 도망친 A씨가 인터폴 수배로 체포된 후 압송된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강력하게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노골적으로 한국 여성을 비하한 것도 모자라, 그렇게 만든 영상으로 '돈벌이'까지 한 건 죄질이 나쁘다는 이유에서다.
사람들의 바람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세창의 추선희 변호사는 "인터폴 수배까지 내린 점에서 정부의 강력한 처벌 의지가 드러난다"고 평가했다. 국제공조를 통한 검거의 의미와 향후 A씨의 처벌 수위를 예상해봤다.
A씨가 운영한 웹사이트 첫 화면에는 "아름다운 아시아 여성의 영상"이 있다는 홍보 문구와 함께, 불법 촬영물 일부가 게시돼 있다.
영상의 대부분은 서울 이태원 등의 길거리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접근해 찍은 것이다. 피해자는 약 75명으로 알려졌다. A씨가 이들에게 영어로 이름과 연락처를 물으며 다가가는 식이다.
여성들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 없이 클로즈업돼 있으며, 목소리와 실명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긴 경우도 있었다. 방 안에서 은밀하게 신체적 접촉을 하는 장면도 등장하지만, 여성들은 촬영 사실을 모르는 모습이다. 지난 2018년, 시사저널e 보도에 따르면 A씨 영상에 등장한 한 여성은 "찍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고 인터뷰했다.
더 큰 문제는 그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에서 아직도 이 불법 촬영물들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A씨는 한 달에 17달러(약 2만원)를 결제하면, 다른 영상을 볼 수 있다고 홍보했다.

다행히 A씨는 덴마크에서 검거됐고 인터폴 국제공조를 통해서 국내로 들어왔다.
이 과정에서 인터폴은 수배 단계 중 가장 강력한 '적색수배'를 내렸다. 주로 강력범죄 사범, 조직범죄 관련 사범 등에 적용되는 단계다.

이에 대해 추선희 변호사는 "정부가 인터폴에 적색수배까지 요청해 굳이 A씨를 잡아 온 것은 처벌의 필요성이 그만큼 높다는 의사의 반영"이라며 "강력히 처벌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처벌이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에 피의자를 송환했다는 취지다.
이어 "정부가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사이트에 대해 철저한 단속과 처벌을 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며 "이번 A씨 송환은 정부의 이런 방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9월,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 방지 종합대책'에는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사이트 단속에 대한 방침이 포함돼 있다. 해외 사법기관과 적극적인 공조를 통해 해당 사이트를 폐쇄하고, 범죄인 인도 청구와 인터폴 수배를 하여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A씨의 처벌은 어느 정도로 이뤄질까. 추선희 변호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에 따라 처벌될 것"이라며 "벌금으로 빠져나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실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①불법 촬영을 하고, ②이를 유포하는 행동 모두는 성폭력 범죄를 처벌하는 성폭력처벌법에 적용된다.
다만, A씨의 불법촬영 행위(①)는 지난 2018년에 이뤄졌기 때문에, '행위시법주의'에 따라 당시 법 규정으로 처벌된다. 행위시법주의(行爲時法主義)란 위반 행위 당시의 법령을 적용한다는 원칙이다.
웹사이트를 통해 돈을 받고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는 행위(②)는 '현재'에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지난 5월에 개정된 성폭력처벌법의 적용을 받는다. 이렇게 되면 형량이 높아진 신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개정 전 법률에 따르면 불법 촬영물을 영리 목적으로 유포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하지만 개정되면서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이 강화됐다.
추 변호사는 "이번 사안은 본보기를 보여줄 사건으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적색수배를 통해 오랜 시간에 걸쳐 송환한 것인 만큼,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