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4억 빼돌려 '투자 대박'⋯ 횡령한 돈 채워놓으면, 수익금은 가져도 문제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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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삿돈 14억 빼돌려 '투자 대박'⋯ 횡령한 돈 채워놓으면, 수익금은 가져도 문제없다고?

2020. 05. 28 16:06 작성2020. 06. 09 19:31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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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투자 위해 횡령했던 원금 채워 넣고 자수한 한국자산관리공사 직원

"14억만? 그 수익금은 왜 안 뱉어내느냐?" 온라인서 화제

변호사들과 확인해 봤더니 "회사가 받을 수 있는 돈은 '딱 횡령한 금액만큼'"

자신이 회사에서 빼돌린 돈을 모두 채워놓고 자수한 직원. 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한 가지 의문을 품었다. "왜 횡령 금액만 환수하는 거지?" /셔터스톡

지난해 3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직원이 공금 14억원을 빼돌렸다"는 소식은 엄청난 화제였다. 횡령 금액 자체도 컸지만, 해당 직원 A(44)씨가 빼돌린 돈으로 크게 '한탕'에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A씨는 14억원을 전부 선물⋅옵션에 투자했는데, 그 결과 원금을 훌쩍 넘기는 수익을 올려버렸다.


웬만큼 간 큰 사람이 아니고선 하지 못할 일이었다. 이 일로 A씨는 직장에서 쫓겨났지만, 그래도 돈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범죄에 기반한 막대한 수익 덕분이었다. 당시 A씨는 빼돌린 14억원도 전부 채워 넣었고, 제 발로 경찰에 자수하는 대범함도 보여줬다.


이런 소식에 "빼돌린 돈만 갚으면, 나머지 수익금은 전부 가지게 되는 게 진짜냐"는 반응이 나왔다. 정말로 그런 건지 변호사들과 따져봤다.


변호사들 "횡령한 돈으로 벌어들인 돈은 반환 대상 아냐"

변호사들은 "다소 부당해 보일 수 있지만, 법적으로 A씨의 초과 수익금은 회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법률 자문
'서울종합법무법인'의 서명기 변호사, '변호사박생환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 /로톡DB
'서울종합법무법인'의 서명기 변호사, '변호사박생환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 /로톡DB


서울종합법무법인의 서명기 변호사에 따르면 캠코가 A씨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민법상 ①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과 ②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이다.


하지만 서명기 변호사는 "해당 방법을 모두 고려해 봐도, A씨의 수익금은 반환 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A씨가 저지른 범죄는 '횡령'인데, A씨가 해당 불법행위로 얻은 돈은 '14억원'이 전부이기 때문에 그 이상을 "돌려달라"고 할 수는 없다는 취지였다.


'부당이득' 측면에서 고려해 봐도 마찬가지였다. 민법상 '부당이득'(제741조)은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을 얻어 손해를 준 경우"를 의미한다. 그런데 A씨가 부당하게 얻은 돈은 14억원이 전부고, 캠코의 손해 역시 14억원으로 이미 전액 배상됐다.


종합했을 때 '변호사박생환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 역시 "A씨가 수익금까지 갚아야 할 의무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민사적'으로 회사는 수익금 받을 수 없지만⋯

변호사들의 자문을 종합해 보면, "회사 자금 14억원을 빼앗겼다가 돌려받은 캠코 입장에서 '14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돌려받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하지만 형사적으로 보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다. 범죄수익은닉법상 검찰에 부여한 몰수 또는 추징 제도를 활용하면 회삿돈을 빼돌려 만든 14억원의 종잣돈으로 만들어낸 '초과 수익금'을 국고로 환수할 방법이 있긴 하다.


이 법에 따르면 '범죄수익' 뿐 아니라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까지도 환수할 여지가 있다. 제8조에서 규정한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이란 "범죄수익의 과실(果實)로 얻은 재산, 범죄수익의 대가(代價)로 얻은 재산 및 이들 재산의 대가로 얻은 재산, 그 밖에 범죄수익의 보유 또는 처분에 의하여 얻은 재산"을 말한다.


범죄로 확보한 14억원을 지렛대 삼아 초과 수익을 얻었다면, 이 경우에 해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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