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약속했지만 1억 맡기자 "코인 선물에 물렸다" 잠적…사기죄 될까?
고수익 약속했지만 1억 맡기자 "코인 선물에 물렸다" 잠적…사기죄 될까?
일부 갚았어도 사기죄 성립할까
통화녹음·카톡 등 증거가 핵심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자신을 '검색창에 나오는 유명 트레이더'라고 소개한 남성 B씨의 말을 믿고 A씨는 총 1억원의 거액을 맡겼다. 2주 안에 원금과 수익을 돌려주겠다는 약속 때문이었다.
하지만 돈은 A씨 동의 없이 고위험 상품에 투자됐고, 일부를 돌려주며 시간을 벌던 B씨는 나머지 2000만원을 갚기로 한 날 이후 연락을 끊었다.
이처럼 투자금을 날리고 연락마저 두절된 경우, 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2주면 수익" 말에 1억 보냈지만…돌아온 건 '투자 실패'
A씨는 B씨가 보여준 수익률에 현혹돼 투자를 문의했다. B씨는 2주만 시간을 주면 수익을 내줄 수 있다고 장담했고, 이에 A씨는 5000만원을 보냈다.
하지만 2주 뒤 B씨는 A씨와 상의도 없이 원금과 수익금을 코인(이더리움)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다고 통보했다.
이후 B씨는 단타 매매를 하겠다며 5000만원을 추가로 요구했고, A씨는 또다시 돈을 보냈다.
그러나 B씨는 이 돈마저 기존 코인 손실을 메꾸는 데 사용했다. A씨가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자, 그는 사실 '선물 레버리지'라는 고위험 투자를 했다가 손해가 막심하다고 털어놨다.
B씨는 거래 내역 공개를 피하며 원금 변제를 약속했다. 4개월 뒤 8000만원을 돌려줬지만, 나머지 2000만원은 지급을 약속한 날 이후 연락이 완전히 끊긴 상태다.
변호사들 "명백한 기망행위, 편취 고의 보여"
변호사들은 B씨의 행위가 단순 투자 실패가 아닌 사기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처음부터 투자 방식과 위험성을 속이고 돈을 받아냈다고 볼 정황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한강 허은석 변호사는 "상대방은 자신을 유명 트레이더, 법인 대표로 소개하며 단기간 내 원금과 수익을 보장할 것처럼 말해 돈을 받았다"며 "실제로는 사전 협의 없이 고위험 방식으로 운용했다는 점을 뒤늦게 밝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투자 판단에 중요한 사실을 숨긴 '기망행위'로 볼 수 있다.
특히 약속한 기일에 돈을 갚지 않고 연락을 끊는 행동은 처음부터 돈을 가로챌 의도(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로티피 법률사무소(LAWTP) 최광희 변호사는 "약속한 기일에 연락을 끊고 잠적한 점은 편취의 범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된다"고 설명했다.
8000만원 갚았는데도 사기죄? "범죄 성립에 영향 없어"
B씨가 투자금 중 8000만원을 돌려줬다는 사실은 사기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우리 법원은 사기죄가 돈을 속여서 받은 그 순간 성립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초율 이보람 변호사는 "비록 8천만 원을 변제했더라도 이는 범행 후의 정상 참작 사유일 뿐, 이미 성립한 사기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이런 일부 변제는 책임을 피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도 있다.
법적으로도 편취액은 피해자가 교부한 금액 전부로 산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의 사기 피해 금액은 남은 2000만원이 아닌 총 투자금 1억원이 된다.
통화녹음·카톡·이체내역 있다면…형사 고소, 민사 소송 가능
변호사들은 A씨가 확보하고 있는 증거들이 사기 혐의를 입증하는 데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통화녹음, 카카오톡 대화, 이체내역 등을 통해 B씨가 처음 어떤 약속을 했고, 어떻게 말을 바꿨는지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는 "통화녹음, 카톡, 이체내역은 핵심 증거이므로 사기죄로 고소가 가능하다"며 "병행해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손해배상 청구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형사 고소로 상대방을 압박해 합의를 유도하고, 동시에 민사소송을 통해 남은 2000만원을 돌려받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이 효과적인 대응 전략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