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배심원 무죄라는데, 재판부는 유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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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배심원 무죄라는데, 재판부는 유죄 판결

2018. 05. 21 12:11 작성
김주미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oomi@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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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 2008년 1월부터 시행된 배심원 재판제도로, 법원이 무작위로 선정한 배심원들이 형사재판에 참여하여 유·무죄 평결을 내리는 재판을 일컫습니다. 배심원은 만 20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으로, 해당 지방법원 관할구역에 거주하는 주민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되어 참여하게 되는데요. 이 때 배심원들의 권한은 어디까지 일까요? 배심원의 평결이 언제나 최종판결로 이어지는 걸까요?


미국에서는 배심원들이 내린 유·무죄 평결을 판사가 따르는 배심원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드라마 등에서는 배심원에게 뇌물을 주는 등의 장면들도 자주 등장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배심원의 유·무죄에 대한 평결과 양형에 관한 의견은 ‘권고적 효력’ 을 지닐 뿐 법적인 구속력은 없습니다. 배심원의 평결은 판결 방향에 영향을 줄 수는 있어도 절대적으로 따라야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러나 판사가 배심원의 평결과 다른 방향의 판결을 내리고자 할 경우에는 배심원의 평결 결과를 피고인에게 알리고, 다른 선고를 한 이유를 분명하게 밝혀야 합니다. 따라서 배심원이 법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못할지라도 판결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입니다. 그렇다면 배심원의 의견과 불일치하는 판결이 나온 사례가 있을까요? 얼마 전 한 재판에서 배심원이 만장일치로 무죄를 평결했지만, 판사는 유죄를 선고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성추행 혐의 교사에 대해 배심원은 무죄, 재판부는 유죄


여제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고등학교 교사 A(57)씨에 대한 재판이었습니다. A씨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되었습니다. A씨는 지난해 5월 조퇴를 신청하러 온 제자 B(16)양을 빈 교실로 데려가 손을 주무르거나 무릎을 만지는 등의 행위를 하고 “너를 제일 아끼는 거 알지? 사랑한다”며 강제로 껴안았습니다. A씨는 B양 뿐만 아니라 다른 여제자 6명에게도 손이나 등을 쓰다듬는 등의 강제 추행을 해왔습니다.


재판에서 A씨는 신체적 접촉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했지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학생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상적 접촉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이와관련,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7명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합리적인 의심 없이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다"며 A씨에 대해 만장일치로 무죄를 평결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오늘날의 성적 도덕관념에 비춰볼 때, 과거 교육현장에서 훈계나 친밀감의 표시로 관행적으로 묵인돼 오던 언행이라도 피해 학생의 시각에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라면 추행에 해당한다"며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 평결을 가급적 존중하고 있지만, 평결이 현저히 부당할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체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판결 이유를 덧붙였습니다. 만약 배심원의 평결이 법적 효력을 가질 경우 A씨가 무죄를 선고받았을텐데요. 배심원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질문을 던져보게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여러분은 국민참여재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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