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올린 22억에 계약하고, 한 달 뒤 취소...아파트 가격 띄우기, 징역 3년까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2억 올린 22억에 계약하고, 한 달 뒤 취소...아파트 가격 띄우기, 징역 3년까지

2025. 10. 13 12:2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가짜 계약으로 시세 조작

형사처벌·과태료 폭탄 맞을 수도

이제 공인중개사뿐 아니라 일반인도 처벌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시세 20억짜리 아파트가 22억에 팔렸다는 실거래가 정보가 떴다. 그런데 한 달 뒤, 이 계약은 돌연 취소됐다. 집값이 떨어질 거란 예상과 달리, 이 아파트는 얼마 지나지 않아 22억 7천만 원이라는 더 높은 가격에 다른 사람에게 팔렸다. 위약금은커녕 계약금에 웃돈까지 얹어 돌려준 기이한 거래 뒤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이는 전형적인 '부동산 가격 띄우기' 수법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이런 의심 거래 8건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며 칼을 빼 들었다. 이제 부동산 시세 조작은 단순한 계약 취소가 아니라, 시장을 교란하는 명백한 범죄 행위로 처벌받게 된다.


계약서만 썼다 취소해도 '허위 신고'…징역 3년·벌금 3천만 원

부동산 가격 띄우기는 실거래가 공개 제도를 악용한 시장 교란 행위다. 높은 가격에 허위로 계약을 신고해 마치 그 가격이 시세인 것처럼 오인하게 만든 뒤, 실제 매수자가 나타나면 기존 계약을 취소하고 더 비싼 값에 파는 방식이다.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부동산거래신고법) 제26조 제1항은 부당한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부동산 거래를 거짓으로 신고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설령 실제 계약서를 작성했다가 취소했더라도, 처음부터 시세를 조작할 목적이었다면 '허위 신고'로 간주될 수 있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취득가액의 10%에 해당하는 과태료까지 부과될 수 있어 그야말로 세금 폭탄을 맞게 된다.


"나는 중개사가 아닌데?"…일반인도 처벌 대상, 첫 수사 착수

"공인중개사가 주도한 일이니, 나는 상관없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지난 2023년 개정된 부동산거래신고법은 처벌 대상을 '누구든지'로 확대했다. 공인중개사뿐만 아니라 시세 조작에 가담한 집주인, 가짜 매수인 등 일반인 거래 당사자도 직접적인 형사 처벌 대상이 된 것이다.


이번에 국토부가 수사 의뢰한 8건은 바로 이 개정법을 적용하는 첫 사례다. 정부는 "공인중개사가 아닌 거래 당사자 일반인에 대한 직접 처벌 규정을 신설한 이후, 이를 적용한 첫 사례"라고 밝히며 강력한 단속 의지를 드러냈다.


조작된 시세에 속아 집 샀다면…'사기죄' 적용 가능성

만약 시세 조작에 속아 실제 가치보다 비싼 값에 집을 산 피해자가 발생했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이 경우 단순한 법률 위반을 넘어 형법상 사기죄가 적용될 수 있다.


사기죄(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속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한 경우 성립하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범죄다.


▲인위적으로 시세를 조작한 행위(기망) ▲이를 실제 시세로 믿고(착오) ▲비싼 값에 집을 산 행위(재산적 처분)가 모두 인정된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부동산 시세는 거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정보이므로, 이를 허위로 꾸민 행위는 신의성실 의무에 반하는 명백한 기망행위다.


다만,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의 경우 누구의 어떤 업무를 방해했는지 특정하기 어려워 적용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정부의 이번 강경 대응은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을 해치는 시세 조작 행위를 뿌리 뽑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우리끼리 짜고 하는 건데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돌이킬 수 없는 형사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