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만 다르다고? 대법원 '주민자치회 위원도 선거운동 금지'...200만원 벌금형 확정
명칭만 다르다고? 대법원 '주민자치회 위원도 선거운동 금지'...200만원 벌금형 확정
명칭 불문하고 실질적 기능 동일하면 공직선거법 적용
주민자치 관련 위원회 위원들 선거 영향력 행사 방지 취지

기사 본문 내용에 기반하여 생성형 인공지능 툴을 활용해 만든 참고 이미지
대법원이 주민자치회 위원도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 금지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공직선거법에서는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름이 조금 달라도 실질적 기능이 같다면 동일한 법적 규제가 적용된다는 원칙을 확립한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 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대전의 한 동 주민자치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직선거법은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A씨는 자신이 소속된 단체가 '주민자치회'로 명칭이 다르기 때문에 선거운동 금지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이 법령은 주민들을 위한 각종 문화·복지·편익시설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위원들이 지위와 권한을 남용해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금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같은 형태의 조직이라면 명칭을 불문하고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2심 재판부도 "주민자치위원회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일반명사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직선거법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주민자치위원회는 명칭을 불문하고 지방자치법에 따라 설치된 일체 위원회를 의미한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번 판결은 법률 해석에 있어 명칭보다는 실질적 기능과 목적을 중시하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헌법재판소 2021헌바295 판례에 따르면, 특정 직위에 있는 사람들의 선거운동 금지는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 바 있다. 교육공무원의 선거운동 금지 및 처벌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심판한 이 판례에서, 다수의견은 교육공무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주민자치 관련 위원회 위원들도 지역 사회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하여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A씨의 선거운동은 공직선거법이 금지하고자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법률 해석에 있어 중요한 것은 명칭이 아니라 실질적 기능과 목적이라는 원칙을 적용한 이번 판결은, 단순히 명칭의 차이를 이유로 법률 적용을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론적 해석 방법을 채택한 것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주민자치 관련 위원회의 명칭과 상관없이 그 실질적 기능이 같다면 선거운동 금지 규정이 적용된다는 법적 해석이 명확히 확립되었다. 이는 공직선거법이 추구하는 공정한 선거 환경 조성과 특정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