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에 쓴 통장,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지급정지됐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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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에 쓴 통장,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지급정지됐다면?

2026. 08. 05 12:0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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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이트 자금 세탁에 연루

'결백' 주장하려다 '사기 공범' 몰릴 수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최근 온라인 도박에 자신의 카카오뱅크 계좌를 사용하던 A씨는 은행으로부터 황당한 통보를 받았다. A씨의 계좌가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등)에 연루된 '이용계좌'로 신고돼 지급정지 조치됐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계좌는 개인적인 입출금과 함께 몇 달 전부터 도박 자금을 넣고 빼는 데 사용됐다. 통장 잔고는 175원이 전부였다.


A씨는 단순 도박 이용자일 뿐인데, 졸지에 보이스피싱 사기범으로 몰릴 위기에 처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도박만 했는데 왜 보이스피싱 계좌로? '자금 세탁 통로'가 된 내 통장

변호사들은 A씨의 계좌가 보이스피싱 조직의 '자금 세탁' 통로로 이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이 보이스피싱으로 편취한 돈을 일반 이용자들의 계좌로 섞어 송금하는 수법을 쓰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A씨 계좌에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돈이 들어오게 되고, 피해자가 해당 계좌를 신고하면서 A씨 계좌까지 연쇄적으로 묶이게 된 것이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자신의 돈이 입금된 계좌를 신고하면 그 자금이 흘러간 질문자님의 계좌까지 연쇄적으로 사기 이용 계좌로 등록되어 지급정지가 내려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도 "지급정지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피해자만 신청할 수 있다"며 "상담자분의 계좌에 입금을 한 사람이 보이스피싱의 피해자일 것"이라고 봤다.


'결백' 주장하려 도박 숨기면 '자충수'…최선의 대응은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상황에서 가장 위험한 행동은 처벌이 두려워 도박 사실을 숨기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보이스피싱과 무관함을 입증하기 위해 솔직하게 도박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수사기관 조사 시 도박 사실을 숨기려 하거나 무작정 결백만을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공범으로 몰리는 자충수가 된다"고 경고했다.


이민철 변호사 역시 "도박으로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환전 아르바이트인 줄 알았다고 둘러대는 경우가 있다"며 "이러한 해명은 질문자님을 보이스피싱 조직의 자금 세탁을 도운 공범이나 사기방조범으로 의심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기방조죄는 단순 도박죄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따라서 두 혐의를 분리해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경찰 조사 시 사기 범죄에는 가담한 사실이 전혀 없음을 명확히 선을 그어 소명하되, 도박 혐의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방향으로 진술을 분리하여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계좌 정지 해제와 남은 절차

A씨는 은행에 지급정지에 대한 이의제기를 신청해 계좌 동결을 풀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계좌가 사기 범행과 무관하다는 점을 객관적인 자료로 소명해야 한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은행에 지급정지 사유를 확인하고 거래내역을 확보한 뒤, 공고일 기준 2개월 내에 '사기이용계좌가 아니다'라는 이의제기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률사무소 명중 임승빈 변호사는 "도박사이트 자금이 오가던 계좌라는 점은 별도의 도박 관련 혐의로 번질 수 있어, 해명 방향을 잘못 잡으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변호사들은 수사기관의 첫 연락부터 즉흥적으로 답하기보다, 도박 사이트 접속 기록이나 베팅 내역 등 관련 자료를 미리 확보해 변호사와 함께 진술 방향을 정하고 조사에 임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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