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에서 적으로...게임 개발사들이 470억 놓고 벌인 수익 전쟁, 결과는?
동지에서 적으로...게임 개발사들이 470억 놓고 벌인 수익 전쟁, 결과는?
중국서 대박 낸 게임 IP
수십년 전 합의가 수백억 분배 결정

한때 동지였던 두 게임사가 20년 전 합의 때문에 다시 법정에서 맞붙었다. /셔터스톡
한때 동지였던 두 게임 개발사가 중국에서 470억이 넘는 대박을 터뜨린 유명 게임의 저작권을 놓고 벌인 오랜 법적 다툼이 마무리됐다.
법원은 20년 전 두 회사가 맺었던 재판상 화해의 구속력을 인정하며, 원고 측이 주장한 '수익 50% 분배' 요구를 기각하고 과거 약속했던 20% 지분만 인정했다. 수십 년 전의 합의가 수백억 원의 수익 분배 방식을 결정한 셈이다.
서울고등법원 제4민사부(재판장 김우진)는 게임사 A사가 동종업체 B사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억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원고가 청구한 금액의 일부를 인정한 것이지만, 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던 수익 배분 비율에서 사실상 피고의 손을 들어준 판결이다.
황금알 낳은 게임, 20년 전 다툼의 씨앗
사건의 발단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사와 B사는 인기 게임 'C'와 'D'의 공동저작권자였다. 두 회사는 개발 초기부터 잦은 분쟁에 시달렸고, 결국 2004년 법원에서 재판상 화해를 통해 관계를 정리했다. 당시 화해의 핵심 내용은 해외에서 새로운 사업 계약을 체결할 경우, 계약을 발굴한 회사가 수익의 80%, 상대 회사가 20%를 가져간다는 것이었다.
시간이 흘러 B사는 이 게임들의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해 중국에서 모바일 게임, 소설, 영화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473억 이 넘는 막대한 저작권 사용료 수익을 올렸다.
"시대가 변했다, 50% 달라" vs "옛 약속 지켜라"
문제가 터진 것은 이 수익을 나누는 과정에서였다. A사는 소송을 제기하며 "2004년 화해는 당시 PC 온라인 게임에만 국한된 약속"이라고 주장했다. 모바일 게임이나 영화 등 새로운 형태의 2차적 저작물에 대해서는 저작권법 일반 원칙에 따라 공동저작권자로서 50%의 지분을 배분받아야 한다는 논리였다.
반면 B사는 "2004년 화해는 향후 발생할 모든 분쟁을 막기 위한 포괄적인 합의였다"며 "새로운 형태의 저작물에도 당연히 20:80 비율이 적용돼야 한다"고 맞섰다.
법원 "20년 전 약속 유효하다"
대법원의 파기환송을 거쳐 다시 열린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단호했다. 재판부는 20년 전 화해 조항의 객관적 의미를 해석하는 데 집중했다.
재판부는 "화해 조항은 단순히 특정 계약 유형을 정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저작물에 관하여 발생하는 포괄적인 법률관계를 설정한 것"이라고 명시했다.
특히 법원은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개념이 화해 당시인 2004년에도 이미 잘 알려져 있었다는 점을 중요하게 봤다. 당시에도 컴퓨터 게임이 영화나 소설로 제작되는 사례가 많았으므로, 양측 모두 PC 게임을 넘어 다른 형태로 저작물이 활용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A사와 B사는 향후 분쟁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을 목적으로 소송물을 넘어서는 포괄적 합의를 했다"며 "이러한 화해 동기와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정해진 매출 배분 비율이 PC 게임 형태에만 한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결국 A사가 받을 몫은 주장했던 50%가 아닌, 20년 전 화해 조서에 명시된 20%로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