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으로 수심 1m 수영장에 여성 거꾸로 꽂은 남성들…척수 손상 입혔는데 "억울하다"
장난으로 수심 1m 수영장에 여성 거꾸로 꽂은 남성들…척수 손상 입혔는데 "억울하다"
법원 "과실치상 인정, 각 벌금 500만원"

수심 1m 수영장에서 여성을 거꾸로 빠뜨려 척수 손상을 입힌 남성들에게 과실치상 벌금형이 선고됐다. /셔터스톡
장난삼아 수영장에 여성을 거꾸로 빠뜨려 척수 손상을 입힌 남성들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지난 2023년 7월, 강원도 양양군의 한 수영장에서 벌어진 이른바 '물 빠뜨리기 벌칙'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피고인 A씨와 B씨를 포함한 성인 남성 4명은 비치볼 놀이를 하던 중, 공을 놓친 27세 여성을 번쩍 들어 올렸다. 이들은 여성의 친구가 튜브를 벗기자 여성의 몸을 잡고 프로레슬링 기술인 '백드롭'을 하듯 뒤집어 머리부터 물속으로 내던졌다.
당시 수영장 수심은 성인 허리 아래인 1m에 불과했다. 머리부터 떨어진 여성은 수영장 바닥에 강하게 부딪혔고, 극심한 통증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다 결국 왼쪽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119를 통해 응급실로 실려 갔다.
진단 결과는 참담했다. '좌측 브라운 세카르 증후군'을 동반한 척수 손상이었다.
피고인들 "원래 아프던 곳" 인과관계 부인했지만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들은 "피해자가 바닥에 머리를 부딪친 사실 자체가 불분명하고, 피해자의 증상은 과거에 이미 앓고 있던 질환 때문"이라며 상해와의 인과관계를 부정했다.
B씨 측은 동일한 조건에서 재연했다는 영상까지 제출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 김대규 판사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과실치상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A씨와 B씨에게 각각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수심이 1m에 불과한 수영장에서 성인 남성 4명이 여성을 들어 올려 뒤집어 넘어뜨렸다면, 머리가 바닥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체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외상성 손상에 의해 급성으로 발생한 증상이며, 가사 기왕증이 일부 영향을 미쳤더라도 피고인들의 행위로 급성 악화된 이상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B씨가 낸 재연 영상에 대해서도 사건 당시와 동일한 조건으로 볼 수 없다며 일축했다.
"일상생활 중대한 지장 생겼지만 피해보상 없어"⋯ 물놀이 안전불감증 경종
양형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주변 바닥이 딱딱한 재질로 되어 있는 수영장에서 피해자를 뒤쪽으로 머리부터 떨어지도록 수영장 물속으로 던진 행위는 상당한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는 행위"라며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심각해 일상생활에 중대한 지장이 생겼음에도, 피고인들은 인과관계를 부인하며 피해보상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다만 고의로 상해를 입힌 것이 아니고 초범인 점, 이미 벌금 500만 원이 확정된 공범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순간의 흥분과 부주의가 타인의 평생을 망가뜨리는 흉기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