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헌터' 서정문 PD 고소장에 첨부된 '美 총격 기사'…협박 해당하나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사이비 헌터' 서정문 PD 고소장에 첨부된 '美 총격 기사'…협박 해당하나

2026. 05. 26 13:48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2부 방영 앞두고 잇따른 손해배상 청구와 고소

사이비헌터 /네이버TV

MBC와 OTT 플랫폼 웨이브(Wavve)가 협업한 다큐멘터리 〈사이비 헌터〉의 2부 최종화 방영을 앞두고, 프로그램을 연출한 서정문 PD가 다수의 법적 압박과 심각한 신변 위협 정황에 직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종교계 피살 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촉발된 이번 갈등은 해외 지교회의 주거침입 고소와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손해배상 청구 등 전방위적인 법정 공방으로 비화하고 있다.


32년 만에 열린 진실의 문, 다큐 ‘사이비 헌터’의 배경

이 사건의 배경이 된 다큐멘터리 〈사이비 헌터〉는 대한민국 최초의 종교문제연구가이자 이단 연구가였던 故 탁명환 소장의 삶과 그의 피살 사건을 재조명하는 5부작 프로그램이다.


탁 소장은 생전 수많은 종교단체의 비리를 파헤치다 수십 차례 테러를 겪은 끝에, 지난 1994년 2월 자택 아파트 복도에서 칼에 찔려 살해당했다.


당시 살인범이었던 임홍천 씨는 평강제일교회(구 대성교회)의 신도이자 교주의 운전기사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나, 사건은 배후 없는 우발적 단독 범행으로 종결된 바 있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유족들의 의혹 제기를 바탕으로 32년 전 사건의 숨겨진 배후와 진실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서 PD는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지난해 12월 평강제일교회의 미국 지교회를 직접 방문해 취재를 진행했다.


고소장에 첨부된 ‘총기 기사’…형법상 협박죄 성립 여부

현재 가장 큰 논란이 되는 부분은 평강제일교회 미국 지교회 측이 서 PD를 상대로 제기한 주거침입 고소장 내용이다.


해당 고소장에는 "미국에서는 주거침입 시 무력대응이 가능하다"는 문구와 함께, "집 잘못 찾았을 뿐인데… 실수 한 번에 총 맞는 나라"라는 제목의 국내 언론 보도 기사가 첨부된 것으로 밝혀졌다.


서 PD는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총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기사를 굳이 고소장에 첨부해 보낸 행위가 무엇을 뜻하는지 모른 척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가족에 대한 우려를 토로했다.


법조계에서는 고소장이라는 공식 서류에 총기 무력대응 관련 기사를 첨부해 발송한 행위가 단순한 법적 정보 제공을 넘어, 상대방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기 위한 '해악의 고지'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고 보고 있다.


형법 제283조 제1항에 따르는 협박죄는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할 때 성립하며, 실제 이를 실현할 의도가 있었는지는 요하지 않는다.


다만 해악의 고지가 구체적이어야 하므로, 행위의 외형뿐만 아니라 행위 경위와 당사자 관계 등 주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성립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미국 지교회의 주거침입 고소와 취재의 정당성

미국 지교회 측이 제기한 주거침입죄 성립 여부에 대해서는 출입 당시의 객관적 행위태양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서 PD 측은 당시 미국 교회 현장에서 자신의 신분과 취재 목적을 명확히 밝히고 동의를 얻어 인터뷰를 마친 뒤 귀국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주거침입죄의 '침입'은 거주자가 누리는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으로 주거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며,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주관적 사정만으로는 침입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서 PD의 행위는 외형적으로 평온상태를 해쳤다고 보기 어렵고, 공익성을 갖춘 취재행위로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사건은 고소장이 제출된 수사기관의 위치에 따라 적용 법률이 달라진다.


한국 형법은 원칙적으로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고소장이 한국 수사기관에 제출된 경우라면 미국에서 발생한 행위에 한국 형사법을 적용하기 위한 별도의 근거 검토가 필요하다.


반면 미국 수사기관에 고소장이 제출된 경우라면 미국 현지법에 따른 법적 판단을 받게 된다.


언론중재위 손해배상 청구와 PD 신변보호 대책

한편, 과거 탁 소장을 살해한 당사자 측이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추가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에 대해서는 '공익성'과 '상당성' 항변이 주된 방어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판례는 보도 내용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면 위법성이 없다고 보며, 설령 진실 입증이 어렵더라도 진실이라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규정한다.


〈사이비 헌터〉 보도는 종교단체의 비리와 살인 사건의 배후라는 공익성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상당성 입증을 위해 취재 노트와 인터뷰 녹취 등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존하는 것이 법적 대응의 핵심이다.


총기 기사 첨부 등으로 야기된 서 PD의 신변보호 조치도 시급한 과제다.


법조계에 따르면 현행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은 특정강력범죄 등 한정된 범위에만 적용되므로 이 사건에 직접 적용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해당 법조항이 적용되지 않더라도, 경찰청의 '범죄피해자 신변보호 제도'를 통해 관할 경찰서에 별도로 신변보호를 신청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 경우 총기 사용 언급 기사가 첨부된 고소장 등 위해 가능성을 소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여 보호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전방위 압박 속 “끝까지 방송 마무리 짓겠다” 의지 표명

이러한 전방위적 압박 속에서도 서정문 PD는 故 탁명환 소장의 장남인 탁지일 교수가 남긴 "이슈화를 위해서는, 때로는 지는 싸움도 필요하다"는 말을 인용했다.


서 PD는 거센 법적·심리적 위협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담담하게 법적 대응에 임하는 동시에, 예정된 방송을 무사히 마무리 짓겠다는 강한 의지를 전하며 끝까지 진실을 추적하겠다는 결연한 태도를 보였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