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죄 뒤집히던 '레깅스 불법촬영 사건'…4번 재판 받았지만 결국 1심대로 벌금 7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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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죄 뒤집히던 '레깅스 불법촬영 사건'…4번 재판 받았지만 결국 1심대로 벌금 70만원

2021. 11. 03 13:07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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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깅스 입은 여성의 뒷모습 불법촬영한 사건⋯유무죄 뒤집히며 4번의 재판 거쳐

대법원, 유죄로 판단해 "재판 다시 하라"⋯파기환송심, 항소 기각하며 벌금 70만원 유지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볼 수 없다"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을 불법촬영한 사건이 4번의 재판을 거친 끝에 벌금형이 유지됐다. 파기환송심을 맡은 의정부지법 재판부는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 형량(1심에 선고된 벌금 70만원)이 너무 무겁다고 볼 수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연합뉴스·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유죄→무죄→유죄 취지 파기환송→유죄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을 촬영한 이른바 '레깅스 불법촬영' 사건이 총 4번의 재판을 거친 끝에 벌금형이 유지됐다.


3일, 파기환송심을 맡은 의정부지법 형사2부(재판장 최종진 부장판사)는 피고인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에서 선고된 벌금 70만원을 유지했다. A씨가 재상고하지 않으면 이 형이 확정된다.


1심 "성적 수치심 유발할 수 있다" 유죄⋯2심 "노출 부위 적고, 피해자가 명시적 수치심 표현 안 해" 무죄

이 사건은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피고인 A씨는 버스에서 레깅스를 입은 피해 여성의 엉덩이 부위 등 뒷모습을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했고 재판에 넘겨졌다.


그가 받은 혐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이었는데, 해당 법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경우를 처벌하고 있다.


이에 대해 1심(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장원석 판사)은 유죄로 판단해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A씨가 촬영한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심(의정부지법 오원찬 부장판사)에선 무죄로 뒤집혔다. △레깅스가 일상복으로 활용되고 있고 △외부로 노출된 피해자의 맨살 부위가 적으며 △사람의 시야에 통상적으로 비치는 모습을 촬영했고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수치심을 나타내지 않았다는 점을 무죄 판단의 근거로 판시했다.


또한, 해당 2심 재판부는 피해 여성을 찍은 사진을 그대로 판결문에 담아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대법원, 무죄 판결한 2심 지적하며 "다시 재판하라"⋯파기환송심, 항소 기각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도로 '유죄'.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가 "다시 재판하라"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그러면서 2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근거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신체 부위의 노출 여부를 떠나 특정 신체 부위를 촬영하거나 당했을 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면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대법원은 "레깅스가 일상복으로 활용된다는 게 무죄의 근거가 될 수 없다"며 "불법촬영 성범죄 대상이 반드시 노출된 신체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성범죄가 성립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 요건인 '성적 수치심'의 의미를 넓게 확장했다. 사건 당시에 대해 "기분이 더럽다"는 등으로 표현한 피해자. 이에 대해 2심은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꼈다는 명백한 증거는 없다"고 보고 무죄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김선수 대법관은 "성적 수치심이 분노⋅공포⋅무기력⋅모욕감을 비롯한 다양한 층위의 피해 감정을 포섭하는 의미"라며 성적 수치심에 다양한 감정이 포함될 수 있다고 봤다. 피해자의 다양한 피해 감정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성적 수치심의 의미를 넓게 확장했다는 평가다.


이후 의정부지법으로 다시 돌아온 이 사건. 대법원이 이미 유죄 취지로 보낸 사건이기 때문에 최종진 부장판사는 A씨가 항소한 이유인 '양형부당' 부분만 다뤘다.


최 부장판사는 "피고인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같은 버스에 탑승한 피해자를 몰래 촬영하는 등 경위와 내용 등에 비춰 볼 때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면서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면서도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 형량(1심에 선고된 벌금 70만원)이 너무 무겁다고 볼 수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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