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계단서 고객 치킨 먹다 딱 걸린 배달 기사…상습범의 최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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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계단서 고객 치킨 먹다 딱 걸린 배달 기사…상습범의 최후는

2025. 10. 13 16:4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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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액 적어도 징역형 가능성

한 배달 기사가 손님이 시킨 음식을 몰래 빼먹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치킨이 누가 먹다 남긴 것 같아요." 한밤중 치킨집 사장 A씨가 받은 항의 전화 한 통은 뻔뻔한 음식 도둑과의 길고 긴 추격전의 시작이었다. 가게 CCTV에는 분명히 상자 가득 담겨 나간 치킨이 찍혔지만, 손님이 받은 건 양념에 버무려진 채 절반이 사라진 치킨이었다. 배달 플랫폼은 "증거가 없다"며 보상을 거부했고, A씨는 속만 태워야 했다.


CCTV 속 사라진 치킨, 그리고 길거리 마라탕

손님이 배달 받은 치킨. 양이 절반밖에 없는 데다 소스도 버무려진 상태.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손님이 배달 받은 치킨. 양이 절반밖에 없는 데다 소스도 버무려진 상태.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의 억울함은 동료 배달 기사의 도움으로 풀리기 시작했다. 문제의 배달 기사를 눈여겨봤던 동료 B씨가 길거리에서 그가 다른 가게의 마라탕을 빼먹는 장면을 영상으로 포착한 것이다. 영상 속 기사는 "손님이 취소해서 폐기하는 것"이라며 태연하게 거짓말을 했다.


A씨는 범인을 잡았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며칠 뒤, 바로 그 기사가 버젓이 A씨 가게에 배달을 받으러 나타났다. 불길한 예감에 A씨가 뒤를 쫓아가자, 기사는 아파트 계단에 주저앉아 A씨 가게의 치킨을 꺼내 먹고 있었다.


A씨가 현장을 덮치자 기사는 또다시 "주문이 취소됐다"고 둘러댔지만, 경찰이 출동하자 결국 "사정이 어려워서 그랬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단순 손버릇 아니다…상습절도 혐의로 가중 처벌

배달 음식을 몰래 빼먹은 행위는 명백한 절도죄에 해당한다(형법 제329조). 타인의 재물, 즉 손님 소유인 음식을 몰래 훔친 것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배달 기사가 음식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으니 횡령죄가 아니냐고 볼 수도 있지만, 법적으로 배달 기사는 운송자일 뿐 보관자가 아니므로 절도죄 적용이 맞다.


특히 이 사건의 배달 기사는 처벌이 더 무거워질 가능성이 크다. "한두 번 해본 게 아니다"라는 A씨의 말처럼 범행이 반복됐고, "테이프를 티 안 나게 잘 뜯더라"는 증언에서 상습성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우리 형법은 상습적으로 절도를 저지른 경우, 일반 절도죄보다 형량을 2분의 1까지 가중하는 상습절도죄(형법 제332조)로 더욱 엄하게 다룬다. 이 경우 법정형은 최대 9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까지 올라간다.


또한, 손님에게 항의를 받게 하고 음식을 다시 만들게 하는 등 가게 영업을 방해한 행위에 대해서는 업무방해죄가 추가로 적용될 여지도 있다.


처벌 수위는? 생계형 참작해도 상습성에 징역형 가능

재판부는 처벌 수위를 정할 때 여러 사정을 고려한다. "사정이 어려웠다"는 기사의 진술처럼 생계형 범죄라는 점, 훔친 음식의 가액이 크지 않다는 점은 유리한 사유다.


하지만 반복적이고 상습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적발 후에도 거짓말로 일관하며 반성하지 않은 태도, 먹던 음식을 손님에게 전달해 위생상 위험을 초래한 점 등은 매우 불리한 요소다.


결론적으로, 배달 기사가 초범이라면 상습성이 인정되더라도 벌금형(200만 원~300만 원)이나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과거에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면, 상습성이 뚜렷하고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되어 징역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실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자영업자도 어렵다"는 A씨의 외침처럼, 어려운 사정이 범죄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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