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김슬아 대표 남편 "너 맘에 든다" 여직원 성추행 의혹… 법적 책임은?
컬리 김슬아 대표 남편 "너 맘에 든다" 여직원 성추행 의혹… 법적 책임은?
넥스트키친 정승빈 대표, 수습 직원 성추행 혐의 기소
징계 없는 경영 지속 논란
'컬리' 김슬아 대표 책임론도

2025년 9월 9일, 네이버스퀘어 종로에서 열린 '네이버 커머스 밋업 with 컬리' 기자 간담회에서 김슬아 컬리 대표가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내가 살아온 환경이 술을 마시고 서로 허용 가능한 스킨십의 범위로 보면, 굉장히 서양화돼 있었던 것 같다." 부하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회사 대표가 내놓은 해명이다. '서양화된 스킨십'이라는 낯선 변명 뒤에는, 갓 입사한 수습 직원의 눈물과 고통이 가려져 있었다.
지난 21일 디스패치에 따르면, 컬리가 지분 46%를 보유한 관계사 '넥스트키친'의 정승빈 대표가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정 대표는 김슬아 컬리 대표의 남편이기도 하다. 사건 발생 1년이 넘도록 회사 차원의 징계 없이 경영을 지속하고 있는 정 대표. 과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컬리' 김슬아 대표, 남편 회사 일에 책임질까
넥스트키친은 컬리의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개발·공급하는 핵심 관계사다. 컬리가 지분 46.41%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넥스트키친 대표의 일탈 행위에 대해 모회사 격인 컬리와 김슬아 대표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법적인 직접 책임은 묻기 어렵다. 주식회사는 독립된 법인격을 가진다. 즉, 자회사의 임직원이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해 모회사가 자동으로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
법원은 모회사가 자회사를 사실상 자신의 사업부처럼 운영하거나, 자회사의 법인격이 형해화(껍데기만 남음)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책임을 인정한다. 컬리와 넥스트키친의 관계가 이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도의적 책임은 피하기 어렵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사업주에게 직장 내 성희롱 예방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컬리가 최대 주주로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고, 김슬아 대표가 넥스트키친의 상품 개발에 관여해 온 만큼, 관계사의 인권 경영 및 성희롱 예방 시스템을 제대로 관리·감독했는지에 대한 비판은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징계 없는' 경영, 법 위반 소지 없나
정 대표는 기소된 현재까지도 별다른 징계 없이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남녀고용평등법은 사업주의 책임을 엄격하게 묻는다. 특히 제12조는 사업주의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으며, 제39조는 사업주가 직접 성희롱을 한 경우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거에는 징계 미이행 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그쳤으나, 사장님 갑질을 막기 위해 법이 대폭 강화된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가해자인 경우 내부 징계가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지만, 성희롱 사실이 확인되면 회사가 아닌 대표 개인에게 곧바로 강력한 과태료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 "죄질 나쁜 권력형 범죄, 실형 가능성"
피해자 A씨는 당시 정식 채용을 앞둔 수습 사원 신분이었다. 정 대표는 "수습 평가는 동거 같은 거다", "내가 킵(Keep)하겠다면 하는 것"이라며 인사권을 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법적으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이 성립될 가능성이 높다. 위력이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뜻한다. 인사권을 쥔 대표와 수습 사원의 관계는 그 자체로 강력한 위력이 된다.
법원은 최근 직장 상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하 직원을 추행한 사건에 대해 엄벌하는 추세다. 특히 피해자가 심각한 정신적 피해(우울증, PTSD 등)를 입었고, 가해자가 진지한 반성 없이 황당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은 가중 처벌 요소가 될 수 있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피해자의 취약한 지위를 악용한 점,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실형 선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컬리 측은 기소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재판을 앞두고 있어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