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뭔데" 학부모 폭언…법원 "학부모에게 사과문 강제할 법적 근거 없어"
"선생님이 뭔데" 학부모 폭언…법원 "학부모에게 사과문 강제할 법적 근거 없어"
학교 앞 주정차 지도하던 교사와 마찰 빚은 학부모 학교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고등학교 교문 인근에서 자녀를 하차시키다 교통지도를 하는 교사에게 폭언을 한 학부모에게 학교장이 내린 '서면사과' 처분은 법적 근거가 없어 무효라는 1심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교사에게 폭언한 학부모…학교 측은 '서면사과' 요구
사건은 2023년 6월 27일 오전 7시 30분경 B고등학교 교문 인근에서 발생했다.
이 학교 교사 C씨는 주정차 금지구역에서 하차한 학생을 상대로 안전 지도를 하고 있었다. 이때 학생의 어머니인 학부모 A씨가 개입해 "선생님이 뭔데 우리 애한테 클락션을 울리냐", "학교 밖에서 왜 교칙을 적용하느냐"며 폭언을 했다.
A씨는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국민신문고에 올리겠다고 협박하는 등 교사 C씨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이에 B고등학교 교권보호위원회는 같은 해 7월 17일 회의를 열고, A씨의 행위가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침해의 심각성과 지속성 등을 평가해 A씨에게 '서면 사과 권고 및 재발방지 요청' 조치를 의결했고, 피고인 B고등학교장은 구 교원지위법(개정 전 법률) 제15조에 따라 A씨에게 해당 처분을 통지했다.

학부모 A씨의 불복 "법적 근거 없는 침익적 처분"
A씨는 이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해당 처분이 스스로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판단을 서면으로 표명하도록 강제하므로 양심의 자유 등을 제한하는 처분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학교 측이 처분의 근거로 삼은 구 교원지위법 제15조는 피해 교원을 위한 '보호조치' 규정일 뿐, 학부모에게 직접적인 처분을 내릴 법적 근거가 되지 못하므로 무효라고 강조했다.
법원 "개정 전 법률로는 학부모 제재 불가…처분 무효"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해당 처분이 법률상 근거 없이 이루어져 위법하며,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구 교원지위법 제15조에 따른 '보호조치'는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피해를 입은 교원의 상처가 회복되도록 직접적인 지원을 하는 행위라고 보았다.
원고 A씨에게 서면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교원의 피해 회복에 간접적 도움이 될 수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보호조치와는 이질적인 성격을 가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과거 법률은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한 '학생'에 대한 불이익 조치와 절차는 상세히 규정하면서도, '학생의 보호자'에 의한 침해행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만약 교원 보호조치 조항만으로 학부모에게 어떠한 행위를 요구 및 강제할 수 있다면, 학생에 대한 별도의 조치 규정을 둘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2023년 9월 개정된 현행 교원지위법이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한 보호자 등에게 서면사과나 특별교육 이수 등을 내릴 수 있는 명시적인 근거 규정을 신설했다는 점을 짚었다.
재판부는 이러한 법률 개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개정 전 구 교원지위법으로는 학부모에게 조치를 할 수 없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처분 수위가 경미하므로 명확한 법적 근거가 필요 없다는 학교 측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