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판매자가 안 쓴 '대체 텍스트', 플랫폼이 책임져야 할까?…대법원의 명확한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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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판매자가 안 쓴 '대체 텍스트', 플랫폼이 책임져야 할까?…대법원의 명확한 선언

2026. 03. 19 17:46 작성2026. 03. 19 17:47 수정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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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텍스트 부재는 '간접차별'

플랫폼 재정 부담 핑계로 합리화 불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온라인 쇼핑몰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미지 설명인 '대체 텍스트'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장애인 차별이므로 플랫폼 측이 직접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12일, 중증 시각장애인 원고들이 대형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및 차별구제 청구 소송에서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사진 속 글자 못 읽어" vs "우린 중개만 했을 뿐"


시각장애인들에게 온라인 쇼핑은 종종 '깜깜이' 상태에서의 힘겨운 사투다.


상품의 핵심 정보가 담긴 사진이나 화려한 이미지에 글자로 된 설명(대체 텍스트)이 없으면, 화면 글자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화면낭독기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 역시 시력 0.06 이하의 시각장애인들이 해당 쇼핑몰을 이용하며 겪은 거대한 디지털 장벽이었다.


원고들은 쇼핑몰이 대체 텍스트를 부실하게 제공한 것이 「장애인차별금지법」상 간접차별이자 정당한 편의제공 거부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쇼핑몰 측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자신들은 거래를 알선하는 통신판매중개업자(플랫폼)일 뿐이며, 상품 이미지는 개별 판매자들이 직접 등록한 것이므로 자신들에게는 편의 제공 의무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또한 수많은 상품에 일일이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는 것은 "과도한 부담"이라고 항변했다.



대법원 "플랫폼이 배포자…재정적 부담 핑계 안 돼"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단호했다. 쇼핑몰 측의 항변을 모두 배척하며 차별 시정을 명한 원심이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전자정보를 생산하는 자와 배포하는 자가 동일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피고는 개별 판매자들이 생산한 전자정보를 웹사이트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함으로써 배포하고 있으므로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를 부담한다"고 지적했다. 플랫폼 운영자로서의 책임을 명확히 규정한 것이다.


이어 대체 텍스트 미제공이 명백한 간접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시각장애인들은 오로지 듣는 것에만 의존하여 웹사이트에 접근하므로, 대체 텍스트 제공은 웹 접근성 보장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 원고들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은 간접차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쇼핑몰 측이 주장한 재정적 부담에 대해서도 일정한 재정 부담이 따른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합리화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6개월 내 개선하라" 적극적 조치 명령…위자료는 기각


결과적으로 대법원은 "판결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웹사이트 내 이미지 등에 대해 화면낭독기로 청취할 수 있는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라"는 원심의 적극적 조치 명령을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원고들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손해배상) 청구는 최종 기각됐다.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 행위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증명한 경우에는 배상 책임을 면할 수 있는데, 법원은 해당 쇼핑몰에 차별에 대한 고의나 과실까지는 없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수용했다.


이번 판결은 온라인 플랫폼이 입점 판매자의 콘텐츠라 하더라도,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동등하게 보장할 법적 책임과 의무가 플랫폼 자체에 있음을 명확히 선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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