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쫓겨날 분노에 불 질렀다" 한밤중 방화, 동거녀의 비극적 죽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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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쫓겨날 분노에 불 질렀다" 한밤중 방화, 동거녀의 비극적 죽음으로

2025. 09. 10 16:1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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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착' 꿈꾼 60대 여성, 빚 3천만 원이 부른 비극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수원지방법원 제14형사부는 2024년 11월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살인 등) 혐의 등으로 기소된 피고인 A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60대 남성인 피고인 A가 자신과 사실혼 관계에 있던 동거녀 C(63)에게 이별을 통보받고 격분해 불을 질러 살해한 비극적인 사건이다. 두 사람의 관계는 피해자 C의 3,000만 원 빚을 둘러싼 갈등에서 시작되어, 결국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비극으로 치달았다.


불신이 낳은 가정폭력 ‘접근금지’ 명령에도 멈추지 않은 분노

피고인 A는 2023년 10월부터 피해자 C와 경기도 화성시의 한 주택에서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2024년 4월, A가 피해자가 과거 다른 남성에게 3,000만 원을 빌린 사실을 알게 되면서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4월 22일, 말다툼 중 A는 C를 밀어 넘어뜨렸고, 이로 인해 피해자는 왼쪽 손목에 폐쇄성 골절을 입는 등 전치 10주의 상해를 입었다. 폭행 사건 이후 C는 A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집에서 나갈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A는 자신이 생활비를 부담하며 집을 꾸미는 데 기여했다며 퇴거를 거부했다. 결국, C는 짐을 내놓고 현관문을 잠갔지만, A는 낫으로 창문을 깨고 침입했다.


이에 C는 두려움을 느껴 집으로 들어가지 못했고, A를 상해죄로 형사 고소했다.


법원은 C의 주장을 받아들여 A에게 접근금지 및 퇴거를 명령했다. 2024년 5월 9일, A는 경찰과 동행해 자신의 짐을 챙겨 집을 떠났지만,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그는 불과 몇 시간 뒤인 9일 밤, C의 집을 찾아가 보복을 다짐했다.


“나와!” 끝까지 나오지 않은 피해자, 집 전체를 태운 방화

A는 잠긴 현관문 대신 세탁실 창문을 통해 C의 집에 침입했다. 그리고 잠겨 있는 안방 문을 두드리고 발로 차며 C에게 나오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C가 나오지 않자, A는 미리 준비한 라이터로 거실 벽면에 불을 붙였다. 불길은 순식간에 집 전체로 번졌고, 그는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다.


피해자 C는 집 안에 갇혔고, 화재 신고 후 화장실 근처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2024년 5월 22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다. A는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재산적 손해를 가하려 했을 뿐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가 불을 지르면 집 전체가 타버리고, 유독가스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A가 C의 집에 침입할 당시 사시미칼을 소지하고 있었던 점도 살인의 고의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됐다.


"극단적 법 경시" 재판부, 징역 30년 선고하며 엄벌

재판부는 A가 C의 형사 고소와 접근금지 명령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점, 보복 목적으로 피해자의 집을 방화한 점,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지적하며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 또한 피해자가 자신의 집에서 극심한 고통 속에 숨을 거두었고,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는 점도 양형에 고려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극단적으로 법을 경시하고 자신의 감정만을 앞세웠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A의 나이(64세)와 건강 상태, 폭력 범죄 전력이 있으나 살인 관련 범죄는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기각했다. 징역형 집행 종료 후 5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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