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 단톡방 "서소문 사고 호재" 발언에 정원오·정청래 경찰 고발…형사책임 범위는
지지자 단톡방 "서소문 사고 호재" 발언에 정원오·정청래 경찰 고발…형사책임 범위는
오픈채팅방 내 '재난 발언'
형법상 모욕죄·사자명예훼손죄 성립 요건은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에서 발언하는 정원오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지지자들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나온 발언을 두고 보수 성향 시민단체가 정 후보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 사고를 선거 공세에 활용하자는 취지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발언 당사자와 정 후보 등 피고발인들의 형사책임 성립 여부와 법적 쟁점에 관심이 쏠린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이하 서민위)는 지난 27일 정 후보 지지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참여한 성명불상의 인물과 정 후보, 정 대표를 모욕·명예훼손·사자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서민위에 따르면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직후인 26일, 해당 단체 대화방에 성명불상자가 "호재다. 적극적으로 공세에 활용했으면 좋겠다"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올렸다.
서민위는 해당 발언이 재난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하고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철저한 수사와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오픈채팅방 발언, 모욕죄 및 사자명예훼손죄 성립 여부는
법리적으로는 단체 대화방에 글을 올린 성명불상자의 행위가 형법상 모욕죄나 사자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가 먼저 검토된다.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과 피해자 특정성, 그리고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표현이라는 요건이 필요하다.
해당 발언이 재난 희생자를 정치적 이익의 수단으로 취급하는 표현으로 볼 여지는 있으나, 직접적인 욕설이 아닌 선거 전략적 발언에 가까워 모욕의 대상이 특정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다툼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오픈채팅방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공연성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유사한 오픈채팅방 사건을 맡은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과 서울서부지방법원은 당시 대화에 참여하고 있었던 인원의 수와 개방적 특성을 고려해 공연성을 인정한 바 있다.
또한 단체채팅방 사건을 맡은 서울남부지방법원 역시 소수 인원이 참여한 방이더라도 전파가능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된다면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반면 사자명예훼손죄의 경우 구성요건으로서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야 하므로, 이번 발언처럼 의견이나 감정 표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성립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직접 발언 안 한 정원오·정청래, 형사책임 인정 가능성 낮아
직접 발언을 하지 않고 사후 조치가 미흡했다는 이유로 함께 고발된 정 후보와 정 대표에게 형사책임을 지우기는 법리적으로 매우 어려울 것으로 해석된다.
형사책임은 개인이 직접 행한 행위에 대해서만 성립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타인의 행위에 대해 사후에 사과하지 않았거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형사처벌을 할 수 없으며,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해당 발언을 공모하거나 교사·방조했다는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 한 공범으로서의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공직선거법 적용도 까다로울 전망이다.
공직선거법 제250조(허위사실공표죄)와 제251조(후보자비방죄)의 취지에 따르면, 이 사건 발언은 당선이나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하거나 타인을 비방한 것이 아니라 선거 전략에 관한 내부 발언에 가깝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체 대화방에 글을 올린 성명불상자의 모욕죄 인정 여부가 핵심이 될 것이며, 직접 행위가 없는 정 후보와 정 대표의 형사책임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