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남편에게 전화해 아내 불륜 의혹 제기한 아내의 직장 동료…범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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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남편에게 전화해 아내 불륜 의혹 제기한 아내의 직장 동료…범죄일까?

2026. 08. 26 16:0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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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전화 옮겨가며 수개월간 아내 비방 전화 걸어

법원 "무죄" 선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와이프 잘 지켜보세요."

"와이프가 남자가 있는 거 아느냐. 야근할 때 뭐하고 퇴근하는지는 아느냐."


늦은 밤, 발신번호 표시제한이나 길거리 공중전화로 걸려 오는 한 통의 전화. 상대방은 내 아내의 직장 동료라고 주장하며, 아내가 다른 남자 직원과 수상한 관계라는 식의 비아냥과 의혹을 수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들려오는 은밀한 비방과 경고에 남편은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당혹감과 분노에 휩싸였다.


공포심과 불안감을 유발하는 이러한 전화 조롱 행위, 법원은 스토킹 범죄로 처벌했을까. 판결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무죄'였다.


공중전화 옮겨가며 수개월간 걸려 온 아내 비방 전화


피고인 A씨는 B씨 아내의 직장 동료였다. A씨는 2021년 5월부터 7월까지 약 3개월에 걸쳐 발신번호 표시제한 기능이나 서울 강남, 영등포 등지의 공중전화를 번갈아 이용하며 B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A씨의 전화는 단순한 안부 확인이 아니었다. A씨는 B씨에게 다음과 같은 의혹을 제기하며 심리를 자극했다.


> "아내 인사이동 하시는 거 생각해 보셨어요? 그 남자랑 같이 있는 거 괜찮으세요? 나중에는 같은 팀이 되고 팀장이 될 수도 있는데, 모임 해제도 됐으니 1차도 가고 2차도 가고 그럴 수 있잖아요."

> "와이프한테 믿음이 큰가 봐요. 발령 안 났대요? 요즘에도 보면 내숭 떨면서 아닌 척하지만 다 보이고 사투리로 애교 부리고 그러는데...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조심하라고 하세요."


검찰은 A씨가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음향을 반복적으로 피해자에게 도달하게 했다고 보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과 2심 모두 무죄


하지만 1심과 2심 재판부의 판단은 일관되게 "무죄"였다. 검찰은 통화 실패 내역까지 추가하며 공소장을 변경하는 등 A씨의 범행이 반복적인 불안감 조성임을 입증하려 애썼으나, 법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법원이 피고인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핵심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신체적·물리적 위해나 협박 표현이 없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발언이 "잘 알지도 못하는 통화 상대방에 대하여 상당히 무례하고, 황당한 행동"이자 "다소 비꼬거나 비아냥거리며 피해자의 처를 비난한 행위"라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통화 내용에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하겠다거나 피해자가 곤란할 만한 상황을 만들겠다는 식의 협박성 문구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피해자 역시 대화를 이어가며 적극 응대했다


통화 당시의 상황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A씨가 전화를 걸었을 때 B씨는 단순히 공포에 질려 전화를 피한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 "누가 봤다는 말이냐"라며 물어보고 피고인의 의도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등 통화를 적극적으로 계속 이어나갔다.


법원은 이를 두고 "피해자가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시간적 간격이 크고 반복적 행위로 보기 어렵다


정보통신망법상 불안감 유발 범죄가 성립하려면 짧은 기간 내에 연속적이고 밀접하게 불안감을 주는 행위가 되풀이되어야 한다.


그러나 재판부는 "두 달에 걸쳐 4차례 통화가 이루어졌고, 통화 간격에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으며 내용도 상황에 따라 달랐다"며, 피고인에게 범의가 계속된 일련의 반복적 전송 행위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단정했다.


법원 "무례하고 황당하지만… 법적 처벌 성립은 별개"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피해자가 상당한 불쾌감과 당혹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와 처 사이의 신뢰 관계에 균열이 발생할 소지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피해자의 심정에 깊이 공감했다.


그러나 법치주의 원칙상 불쾌감이나 도덕적 비난 가능성만으로 형사처벌을 내릴 수는 없는 법.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무례하고 황당한 행동이기는 하나, 법에서 정한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음향을 반복적으로 도달하게 한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최종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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