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K-POP 걸그룹 딥페이크 소지 무죄 논란, "실제 성행위 없었다" 법원 판단
[무죄] K-POP 걸그룹 딥페이크 소지 무죄 논란, "실제 성행위 없었다" 법원 판단
딥페이크 아청물 처벌 불가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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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최근 미성년자들의 얼굴 이미지를 이용한 딥페이크 합성 사진을 유료로 구매해 소지한 피고인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하면서 법조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사건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정의와 그 처벌 범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수원지방법원 제15형사부는 2025년 7월 17일,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성착취물소지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A씨가 미성년 피해자들의 딥페이크 사진을 판매하는 텔레그램 채널 링크를 2만 원에 구매하여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구입·소지했다고 보았다. 그러나 법원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의 쟁점: 딥페이크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인가
피고인 A씨가 소지한 사진은 현재 활동 중인 여성 걸그룹 멤버들 중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들의 얼굴 사진에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불상의 여성의 몸을 합성한 것이었다.
핵심 쟁점은 이 합성 사진이 청소년성보호법 제2조 제5호가 규정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해당 법률은 성착취물을 ① 실존하는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것과 ②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는 것으로 구분하고 있다.
"실제 성행위 없어 처벌은 확장해석"... 무죄 판결의 근거
법원은 먼저 이 사건 각 사진이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형벌법규는 엄격히 해석되어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법원은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은 실존하는 아동·청소년이 신체를 물리적으로 사용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것이 매체를 통해 표현되는 것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단순히 아동·청소년의 얼굴 이미지를 합성한 것만으로는 아동·청소년의 신체가 물리적으로 실제 성적 행위의 대상으로 이용된 것이 아니며, 이를 처벌하는 것은 "명문의 형벌법규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법원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자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는 등 형벌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폭행·협박 없이 얼굴 이미지 합성만으로 이를 처벌하는 것은 다른 중범죄와 비교해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일반인이 명백히 아동으로 인식하기 어렵다"
다음으로 법원은 이 사건 각 사진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청소년성보호법상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 되기 위해서는 "등장인물의 외모나 신체발육 상태, 영상물의 출처나 제작 경위, 등장인물의 신원 등에 대하여 주어진 여러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관찰할 때 외관상 의심의 여지없이 명백하게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되는 경우라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의 취지를 따랐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사실들을 무죄의 근거로 들었다.
- 외모 및 인식의 어려움: 피해자들은 성인 멤버들과 외관상 구분이 어려울 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걸그룹 멤버 중 누가 미성년자인지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합성된 불상 여성의 몸체 부분은 아동·청소년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교복 등 명백한 인식 정보도 없었다.
- 합성물의 부조화: 얼굴과 몸체의 비율이나 피부색의 부조화, 연출된 상황에 맞지 않는 표정 등으로 일반인은 합성이 이루어졌음을 비교적 쉽게 발견할 수 있다.
- 성범죄 유발 우려 낮음: 통상의 일반인이 이 사진들을 '아동·청소년을 성적 대상으로 한 비정상적 성적 충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경우'이거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유발할 우려가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기도 어렵다.
- 구매 경로: 피고인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유통 디지털 공간이 아닌, 여성 걸그룹 멤버들의 허위영상물 판매를 강조하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구매했으며, 특별히 나이에 주목하지 않고 합성 사진들을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고려되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사진이 청소년성보호법상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법적 쟁점은 여전... '허위영상물 처벌법'과의 관계
이번 판결은 딥페이크 합성물이 실존 인물의 명예와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함에도 불구하고, 현행 청소년성보호법만으로는 처벌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 사건 공소사실은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성착취물소지등)에 국한된 것으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딥페이크) 관련 처벌 규정과는 별개다.
실제로 성폭력처벌법은 2024년 10월 16일 개정되면서 허위영상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제14조의2 제4항)을 신설했다.
이 규정은 딥페이크 범죄를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어, 이 사건이 해당 법률 신설 이후에 발생했다면 다른 결론이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수원지법의 무죄 판결은 죄형법정주의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을 재확인하며, 무분별한 형벌 확장에 대한 사법부의 경계심을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동시에 실제 아동·청소년이 피해를 입지 않은 딥페이크 합성물에 대해 강력히 처벌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을 통한 명확한 입법적 조치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