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쓰러뜨린 '새우튀김 환불' 갑질 전화, 이런 행동 법적으로 막을 수 없나요?
사장님 쓰러뜨린 '새우튀김 환불' 갑질 전화, 이런 행동 법적으로 막을 수 없나요?
"새우튀김 3개 중 1개 환불해달라" 전화로 폭언하고 별점 테러한 '갑질' 손님
업주 몰아붙인 배달앱 업체⋯결국 급성 뇌출혈로 쓰러진 뒤 사망

배달음식을 시키고 하루가 지나서 '새우튀김 1개'를 환불해달라고 요구한 손님. 전화 폭언과 리뷰 별점 테러를 한 것도 모자라, 나중에는 전액 환불을 요구했다. 연달아 항의 전화를 받던 사장님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누군가의 엄마이자, 아내였던 한 사장님이 세상을 떠났다. 자신의 가게에서 급성 뇌출혈로 쓰러진 지 3주 만에 벌어진 일이다. 그런데 이 죽음이 한 손님의 '갑질'에서 기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충격을 줬다.
다른 메뉴와 함께 새우튀김 3개를 배달 주문했던 손님. 이튿날 "새우튀김 1개가 색깔이 이상하다"며 전화로 환불을 요구했다. 이 일로 실랑이를 빚자 그때부터 전화 너머로 폭언이 시작 됐다는 게 유족 측 설명이다. 문제의 손님은 사장님에게 "세상 그따위로 살지 말라"거나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냐"며 사건과 무관한 인신공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손님은 새우튀김 값을 환불받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리뷰에 "개념 없는 사장"이라며 혹평과 '별점 테러'를 하고, 식사 금액 전체 환불을 요구했다. 손님과 배달앱 업체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내던 사장님은 수화기를 든 채로 쓰러졌고,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갑질이 만든 비극. 사장님이 전화를 받다가 급성 뇌출혈로 쓰러진 거라면, 그 자체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을까? 최소한 전화를 통한 폭언이나 압박이 유형력(고통을 줄 만큼의 힘)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는 걸까?
일단, 원거리에서 이뤄지는 전화 통화로도 폭행죄가 인정될 수는 있다. 지난 2003년 대법원은 "전화 대화를 통한 폭행죄가 인정되려면, 사람의 청각기관이 고통을 느낄 정도로 고음을 내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2000도5716). 다시 말해 신체에 유형력을 미칠 정도로, 고성을 지르는 행위 등이 있었다면 폭행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유) 강남의 이필우 변호사는 "문제의 손님이 사장님에게 고통을 줄 만큼 고성을 질렀거나, 그 괴롭힘 행위가 수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뤄진 정도라면 형사 책임을 다퉈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비록 폭언을 했더라도 (이번처럼) 몇 차례 통화만으로는 폭행 등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봤다.
변호사들은 오히려 업무방해죄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업무방해죄 구성 요건인 '위력'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거나 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한다"면서 "물리적인 폭행·협박은 물론, 사회적·경제적 지위 등에 의한 압박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님이 배달앱을 통해 사장님을 압박한 행위 역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이필우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손님이 사장님에게 의무 없는 일(전체 음식값 환불 등)을 하도록 압박 했다는 점에서 업무방해죄 소지가 있다고 봤다. 또한 가게 영업 등에 피해를 줄 목적을 가지고, 고의로 악성 리뷰를 남겼다면 그 부분 역시 업무방해죄로 책임을 다퉈볼 수 있다.
이필우 변호사는 "형사상 책임까진 어렵더라도 민사상 배상책임은 조금 더 다퉈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적어도 문제의 손님이 사장님의 죽음과 관련해, 유족 등에게 배상을 해야 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가 전화 통화 과정에서 쓰러졌다는 정황 등을 고려할 때, 민사상 책임은 인정될 수 있다"며 "피해자의 질병과 전화 통화 사이에 인과관계가 완전히 단절 되지 않는 한, 불법행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중간에서 계속 손님의 무리한 요구를 전달한 업체는 문제가 없을까. 보도에 따르면, 배달앱 측은 사장님이 쓰러진 후에도 전화를 대신 받은 가게 직원에게 고객의 항의 내용을 연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필우 변호사는 "배달앱 측도 손님에게서 항의를 받고, 고객센터로 접수된 내용을 업주 측에 전달한 것이어서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업주를 괴롭히려는 고의도 없었고, 업무 수행을 위해서 필요한 전화를 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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